기술수출 알테오젠 7건 vs 삼천당제약 0건…엇갈린 주가, 왜 [분석+]
알테오젠, 영업이익률 56%로 삼성바이오 앞서
기술 성과 부재한 삼천당은 시총 1위 ‘기염’
코스피 이전 상장 따른 ETF 수급 공백이 원인
기술 성과 부재한 삼천당은 시총 1위 ‘기염’
코스피 이전 상장 따른 ETF 수급 공백이 원인
영업이익률, 알테오젠 56% vs 삼천당 3%
30일 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역대 기술수출 성과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올해 국내 바이오텍 기술수출 성과 1, 2호를 모두 휩쓸었다. 지난 1월 영국 GSK 및 미국 바이오젠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빅파마와 딜을 성사시켰다. 2008년 설립된 1세대 바이오텍인 알테오젠은 2014년 기술성장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현재까지 총 7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실적 지표도 독보적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6.8%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며, 이익률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45.4%)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삼천당제약은 1943년 설립 이래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기술수출 성과도 내지 못했다. 실적 역시 알테오젠에 비해 뒤처진다. 지난해 매출 2318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은 3.6% 수준에 불과하다.
기술 측면에서도 알테오젠의 경쟁력은 뚜렷하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변환 플랫폼 ‘ALT-B4’를 기반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 실제 상업화 성과를 확보했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SC로 전환하는 기술로, 글로벌에서 소수 기업만 보유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키트루다는 ALT-B4가 적용된 SC 제형으로 개발돼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보유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주사제를 알약으로 바꾸는 경구용 제형 변경 플랫폼 ‘S-PASS’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S-PASS는 위산과 소화효소로부터 단백질·펩타이드 의약품을 보호하고 상부 위장관에서의 흡수를 촉진해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상업화 궤도에 오른 알테오젠과 달리 삼천당제약의 S-PASS 기술은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객관적인 검증을 마친 단계는 아니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경구용 인슐린은 현재까지 단 한 번의 임상시험도 진행된 적이 없어 기술의 실질적 구현 여부는 향후 글로벌 임상 결과에 달려 있다.
코스피 이전 상장이 부른 ‘수급의 역설’
이처럼 기술수출 성과와 실적에서 알테오젠이 압도적임에도 주가 흐름은 정반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올해만 336% 상승했으며, 지난 20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알테오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처음으로 오른 이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알테오젠은 같은 기간 26% 하락한 32만원대를 횡보하다가, 최근 기술수출 성과 발표로 소폭 오른 37만원대를 나타내고 있다.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주가가 본질적인 가치와 괴리를 보이는 배경으로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 이슈를 지목한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 이전 상장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수급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들은 코스피로 이전이 예정된 종목을 새로 담거나 유지하기 어렵다.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옮겨가면 기존 코스닥 ETF에 담겼던 물량을 모두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시장에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알테오젠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운용 효율성을 고려한 선제적 비중 축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맞춰 코스닥 액티브 ETF가 잇따라 상장되며 바이오 종목 비중이 확대됐다. 삼천당제약은 주요 ETF 4개(TIME 코스닥액티브,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KoAct 코스닥액티브, PLUS 코스닥150 액티브)에 모두 편입됐으며 편입 비중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반면 알테오젠은 TIME 코스닥액티브와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등 일부 ETF에만 포함됐고 편입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결국 알테오젠을 담지 못한 패시브 자금이 코스닥 내 시총 규모가 큰 곳으로 쏠리면서, 당시 코스닥 바이오 시총 1위였던 삼천당제약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알테오젠 내부에서도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5.05%)의 압박으로 너무 이르게 코스피 이전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후회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과 8월 형 대표는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을 더는 미룰 이유가 없다”며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의 유입을 위해 이전 상장은 전략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형 대표를 시작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알테오젠은 이전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고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가결했다.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 상장 절차를 올해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5~6월 중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하반기 내 상장 승인 및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본질 가치 변함 無, 올해 M&A 본격화
알테오젠의 기업 가치 본질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전일 열린 IR(기업설명회)에는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박순재 알테오젠 회장이 직접 나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향후 성장 모멘텀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협업이 본격적인 상업화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우선 올 상반기 중 기술수출 계약사(비공개)의 임상 개시가 예상되며, 키트루다 SC의 미국 보험 처방 본격화, 키트루다 SC의 3개월 누적 처방 데이터 확인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연구 성과도 가시화된다. 6월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SC 1상 결과, 7~8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SC 1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이나 라이선스 인을 추진해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 중인 기업들 대다수와 2년 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3월 30일 09시 54분 게재됐습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