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국내 최다 PB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
아동 브랜드 10개 직접 운영
소비 주도권 쥔 MZ세대 부모에 맞춰
아이 나이대별 취향 따라 브랜드 설계
엄마와 함께 상품 기획…AI도 적용
소비 주도권 쥔 MZ세대 부모에 맞춰
아이 나이대별 취향 따라 브랜드 설계
엄마와 함께 상품 기획…AI도 적용
◇아동 브랜드 10개 직접 운영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 씨(39)는 아이 옷을 살 때 스마트폰을 먼저 꺼낸다. 평일에는 직장 일로 매장을 찾기 어려워 주말에 몰아서 다음주 등원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정 씨는 평소 인스타그램에 저장해둔 스타일을 다시 찾아보고, 육아 카카오톡 그룹 방에서 공유되는 핫딜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 그는 “평일에는 온라인으로 먼저 살펴보고, 주말에는 매장에서 직접 보고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모 세대의 소비 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아동복 시장의 판매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저출생으로 아이 수는 줄었지만 한 아이에게 소비가 집중되는 이른바 ‘골드키즈’ 현상은 오히려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이랜드리테일은 아동복 브랜드 10개를 직접 운영하며 안정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밀리 밤, 로엠걸즈, 더데이걸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연령대별 상품 전략을 세분화한 뒤 온라인 전용 상품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를 단순한 시장 축소로 보기보다 ‘한 아이에게 집중되는 소비’ 구조에 맞춘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상품 전략 MZ세대 부모에 맞춰
이랜드리테일이 주목한 것은 아동복 시장의 주 소비층이 세대교체된 점이다. 현재 아동복 시장 핵심 구매층은 1980~1990년대생 MZ세대의 부모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인스타그램, 온라인 핫딜, 카카오톡 육아 커뮤니티 등을 통해 상품 정보를 탐색한다. 매장을 방문하기 전 온라인에서 인기 상품을 먼저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 방식이 일반적이다.평일 낮 매장을 찾는 육아 가정과 주말에 쇼핑을 집중하는 맞벌이 가정의 소비 패턴은 다르지만, 온라인에서 먼저 상품을 탐색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 같은 소비 패턴 변화를 상품 기획 단계부터 반영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스타일성이 강한 시즌 대표 상품을 먼저 선보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매일 입는 등원복 등 데일리 상품 중심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부모일수록 예쁜 상품을 누구보다 먼저 구매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있다”며 “온라인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도록 트렌드 상품을 선 발매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나이에도 세대 구분
여아가 꿈꾸는 공주의 모든 것을 담은 프린세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엠걸즈’는 유치원·초등 저학년 여아를 타깃으로 한다. 아이 스스로 취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부모가 스타일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워지는 구간이다. 반짝이는 광택 소재의 오로라 색감, 고양이·리본 그래픽 패턴 등 색감과 장식 요소가 뚜렷한 상품을 중심으로 이 시기 여아의 취향을 공략한다. 최근 출시한 ‘글로시 후드 바람막이’, ‘보석 가방 트위드 샤원 피스’, ‘오로라 반소매 샤원 피스’ 등에서도 연령대 특유의 감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 아동 관계자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옷 취향의 주도권이 엄마에서 아이로, 다시 또래로 이동한다”며 “그 이동의 각 단계에 맞춰 브랜드별 전략 상품을 설계해 아이의 성장주기 전반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마 아이와 함께 같이 상품 기획”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상품 기획 단계에도 변화가 생겼다.이랜드리테일은 상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부모와 아이를 직접 참여시키는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AI 기반으로 디자인 시안과 모델 컷을 사전 제작해 고객 반응을 확인한 뒤 생산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다.
반응이 확인된 상품은 이랜드그룹의 통합 생산기지를 통해 빠르게 생산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트렌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룹 내 ‘2일 5일’ 생산 시스템으로 국내 공장에서 테스트 샘플을 소량 생산해 시장 반응을 보고(2일), 이후 베트남 등 해외 파트너사에서 대량 생산하는(5일)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저출생 시대에 아동복 시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가 더 정교해지는 것”이라며 “성장 단계별 브랜드 상품 기획과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준비하며 시장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리테일이 직접 운영하는 아동 브랜드는 오프라인 점포(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와 온라인 채널(키디키디, 이랜드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규한 기자 tw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