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9차 당대회 지도부 명단 빠졌지만
후계자 존재감 부각은 계속될 듯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12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현대북한연구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공동학술회의에서 "북한은 공식 언어론 서술하지 않되 이미지 공개를 통해 치밀하고 조용하게 김주애의 후계자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소장은 올 1월1일 김정은과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 핵심 간부가 대거 참석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주목했다. 김주애는 당시 참배에 동행했는데 김정은이 서야 할 정중앙 자리에 배치됐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정은 북한 체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장소다.
정 부소장은 "통상 북한 최고 핵심 간부가 서야 할 자리에 김주애가 배치된 것과 그것도 김정은이 서야 할 정중앙 자리에 김주애가 선 것은 김정은이 김주애를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울 것임을 선대수령인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신고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김주애의 역할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18일 화성포-17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주로 군사 분야 행사에 김정은과 함께했다. 다만 2024년엔 러시아 대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고 김여정 총무부장과 최선희 외무상에게 보좌를 받기도 했다.
우리 정보당국 역시 김주애 후계체계 구축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22년 김주애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엔 '미래 세대의 상징' 정도로만 평가했다. 다만 2024년 7월엔 김주애를 두고 "후계자 수업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고, 2025년 9월 방중 이후엔 "김주애 세습을 염두에 둔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를 통해 김주애는 지난 건군절 행사,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에서 존재감 부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되는 등 현재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9차 당대회에서 김주애 이름은 새 지도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정 부소장은 "9차 당대회 이후 김주애가 김정은을 보좌하는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일 김정은이 간부들과 저격무기사격을 할 당시 김주애가 동행해 직접 사격하는 모습이 담긴 단독 사진과 영상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정 부소장은 "9차 당대회를 계기로 당 지도부와 군부에서 조직 및 선전을 담당하는 간부들이 갑자기 부상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