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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노조, 초유의 탄핵 위기 몰렸다

지도부 탄핵 서명 진행

조합원 1만명…은행권 최대
"상여금 더 받아야" 불만 확산

희망퇴직자 지급 제외 우려에
총투표 부결에도 노조는 합의

낙선 측 불복 시도로도 해석
"갈등 확대 시 노사 모두 부담"
조합원 1만명이 넘는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초유의 탄핵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결과를 두고 불만이 확산하자 일부 조합원이 노조 집행부 탄핵을 추진하면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국민은행에서 상여금과 근로 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 내 일부 조합원이 노조 지도부 전원 탄핵을 위한 동의를 받고 있다. 노조 규약상 탄핵 안건을 상정하려면 전체 조합원 3분의 1 동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약 3000명 수준까지 탄핵 동의 서명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의 발단은 올해 초 체결된 2025년 임단협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상여금 300%와 격려금 7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합의했다. 당초 합의안은 상여금 300%에 격려금 600만원이었지만 지난 1월 총투표에서 한 차례 부결된 뒤 재협상을 거쳐 격려금이 100만원 추가됐다. 하지만 지난 2월 실시된 두 번째 총투표에서도 합의안은 찬성 42%, 반대 58%로 부결됐다. 상여금 규모와 임단협에 포함된 ‘의무 연차 1일 확대’ 조항에 대한 조합원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투표 부결에도 노조가 사측과 합의하면서 내홍이 깊어졌다. 노조 측은 타결이 미뤄질 경우 희망퇴직자 700여명이 상여금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가피하게 합의를 마무리했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협상을 장기간 끌면 조합원 일부에게 실질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최소한의 피해를 막는 결정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쟁점이 된 ‘의무 연차 1일 확대’ 역시 실질적 불이익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이번 합의로 의무 소진 연차가 12일에서 13일로 하루 늘었다. 탄핵 추진 측은 “사실상 보상이 축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중은행의 의무 연차 사용 기준이 15일인 것을 고려하면 근로조건이 후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노조가 총투표 결과에 반드시 구속되는 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임단협 합의안을 조합원 총투표에 부치는 건 노동조합법상 의무가 아니다. 노조 내부 규약에 따른 절차다. 4대 은행 가운데 임단협 결과를 총투표에 부치는 곳은 국민과 하나은행뿐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90% 넘는 찬성률로 임단협이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노조 규약에는 임단협 결과를 두고 ‘총투표를 실시한다’고 규정돼 있을 뿐 총투표 결과로 확정한다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총투표 결과가 반드시 법적 구속력을 지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진영이 비대위를 꾸려 현 집행부 탄핵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 후유증’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외부 시선은 곱지 않다. 은행권의 고임금과 과도한 복지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임단협 갈등이 확산하면 노사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내부 정치까지 맞물리면서 갈등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탄핵 동의가 실제 안건 상정 요건을 충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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