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는 생물, 특히 동물을 보존하는 기술이다. 영어로 ‘taxidermy’인데 ‘배치’를 뜻하는 ‘τάξις’와 ‘피부’를 의미하는 ‘δέρμα’의 그리스어 조어다. ‘피부의 배치’라는 의미로 대략 50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8세기엔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 식민지로 삼았던 서인도제도 같은 곳의 새 등을 보존하는 데 쓰였다.
이런 박제의 의미가 요즘은 확장되었다. 인터넷, 특히 SNS에서는 누군가의 발언 등을 스크린 캡처를 통해 보존하는 걸 박제라 칭한다. 물의를 빚을 수 있는 내용이라 당사자가 지운 글의 증거를 남겨둔다는 의미로 쓰인다. 인신공격을 위한 빌미로 쓰이는 탓에 원래의 박제보다 더 부정적으로 전유 되어 쓰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프로스트의 박제는 그 생명을 연장시키는 방편이다. 음식을 틀에 넣고 녹인 수지(resin)를 부어 굳힌다. 일단 외기로부터 차단되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부패가 빨리 일어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수지의 외피는 투명하므로 음식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도 있다. 인터넷의 무엇인가를 이미지 캡처로 보존하는 게 박제라 통하는 요즘 현실이라면 이 또한 그렇대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샌드위치일까? 샌드위치는 같은 이름의 영국 백작 4세 존 몬태규가 도박 그러니까 카드 게임을 하면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고민한 결과였다. 그의 소위 발명 이전에도 빵 사이에 다른 식재료를 채우거나 끼운 음식은 이미 존재했다. 하지만 샌드위치라는 용어 자체가 1762년 이후 런던에서 퍼져나가면서 새로운 이름을 얻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것이다. 이처럼 음식 가운데서도 빨리 먹어 금방 사라지는 샌드위치를 수지에 넣어 박제함으로써 일종의 모순된 영속성을 불어 넣는 게 프로스트의 의도다.
한편 원래의 핵심 정체성을 감안하면 오늘날 특히 한국 사회에 만연한 샌드위치는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일단 빵부터 두꺼운 경우가 상당히 많을뿐더러 식재료를 엄청나게 끼워 넣어 매우 크다. 따라서 그 옛날 샌드위치 백작의 의도대로 먹기란 펠리컨이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하다.
말하자면 편의점 샌드위치가 언뜻 빈약해 보이더라도 사실 균형이 잡혀 있으니 기준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사각형의 샌드위치용 식빵이라면 가장자리를 잘라낼지 여부로만 고민하면 되는데(가장 잘 익어 맛있는 부분이므로 나는 그대로 둔다), 바게트 등 등이 솟아오른 빵이라면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부풀어 오른 부분은 그만큼 속살의 양이 많으므로 조금 긁어 덜어내야 균형이 잡힌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기다릴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배가 고프다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바로 먹으면 사실 최선의 맛을 누릴 수 없다. 사이에 채운 재료에서 수분이 좀 나와 빵이 적당히 누그러지고 전체가 어우러져야 완결된 음식을 먹는 것 같다. 따라서 점심으로 먹을 거라면 아침, 혹은 여유가 없다면 전날 잠자기 전에 만들어 두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프로스트의 박제된 샌드위치는 영원히 썩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산소로부터는 차단되지만 음식 자체가 원래 품고 있는 수분은 그대로 있다. 따라서 혐기성 세균이나 음식의 효소 등으로 인한 부패를 피할 수 없다. 가스 탓에 팽창해 수지에 균열이 일어나거나 부패한 액체가 새어 나올 수도 있다. 박제가 아니라 볼 수는 없지만 그 상태를 영영 지속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별생각 없이 지원한 마라톤대회에 덜컥 당첨돼 러닝 크루에 가입한 지도 어언 3년. 처음엔 5km도 달리기 힘들어 헉헉댔지만, 이제는 10km 이상 달리지 않으면 할당량을 못 채운 것 같은 찝찝함을 느낄 때가 있다. 처음엔 가볍게 뛰자며 ‘펀런’을 추구하던 회원도 훈련을 거듭하다 마라톤대회에 한두 번 참여하게 되면 다들 그렇게 ‘러닝 중독자’가 되어간다.그렇다면 누구보다 뼈와 근육의 구조를 잘 아는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러닝은 어떨까? 철저한 예방과 휴식으로 부상 따윈 겪지 않을 거란 선입견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와장창 부서졌다. 그들 역시 지독한 부상에 시달려 본 똑같은 러닝 중독자들이었기 때문이다.“쉬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어차피 뛰지 말라고 해도 뛸 사람들이라서.”김동현 원장이 자신을 찾아온 러너들에 대해 한 말이다. 이토록 러너의 입장을 뼛속까지 꿰뚫는 한마디가 있을까. 많은 아마추어 러너의 꿈인 ‘서브3(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와 ‘싱글(3시간 1~9분대 완주)’의 기록을 보유한 김동현, 안치영 두 명의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마라톤과 부상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의사 프로필- 김동현 원장 (사당 성모탑정형외과): 마라톤 경력 2년 / 풀코스 최고기록 2시간 59분 36초- 안치영 원장 (부천성모88정형외과): 마라톤 경력 1년 8개월 / 풀코스 최고기록 3시간 8분의사들도 피하지 못한 ‘부상의 늪’Q. 어떻게 마라톤이라는 극한의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나?김동현 원장(이하 김): “살기 위해 뛰었다. 2024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에 간 수치, 요산 수치, 고지혈증 수치 등 건강 지표가 엉망이었다. ‘이러다 죽겠다&rsq
50년 현장 경영 경험과 기업 성장 실무 노하우를 담아 화제를 모은 경영 실전서 '기업을 어떻게 키우나'가 인쇄본 완판 이후 주문제작도서(POD·Print On Demand) 방식으로 새롭게 출간됐다.이번 POD 출간은 인쇄본이 완판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진 독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기업을 어떻게 키우나'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실무적 통찰과 경영 전략을 담은 책이다. 단순한 경영 이론이 아니라 실제 기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공·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 성장의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책은 총 7부로 구성됐다. 1부 '걸으면서 생각'에서는 저자가 50년 직장 생활을 통해 얻은 통찰과 성공적인 기업 성장을 위한 계획 수립 및 실행의 중요성을 소개한다. 2부 '한마디 한다면'에서는 기업 성장의 방향성과 정직, 지속적인 학습, 시대 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을 다룬다.특히 6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에서는 영업력 강화, 시장 조사,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 개선, 우수 인재 확보, 인수합병(M&A) 전략 등 기업 성장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7부 '혁신 활동 자문 사례'에서는 조직 변화 관리와 실행 노하우를 공유하며, 부록에는 계약서 작성 기본 지식, M&A 계약 추진 사례, 재무·회계 실무 등 현업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 자료를 담았다.저자 양성남은 1952년 전남 나주 출생의 경영학 박사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 기획조정 업무 총괄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기업 성장 전문가다.그는 "기업 성장의 본질은 결국 사람에 있으며, 불확실한
한때 네일아트는 손톱 위에 얼마나 많은 것을 올리느냐의 싸움이었다. 큼직한 파츠와 글리터, 스톤으로 손끝을 채우던 유행이 지나고, 이제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깔끔하게 정돈된 '민낯네일'이 2030세대의 손끝을 차지하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의 로고나 장식을 앞세우기보다 본연의 상태를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가 세련됨의 척도로 떠오르면서 네일 역시 화려한 아트보다 건강하고 단정한 손톱 자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패션·뷰티 전반에 번진 '자연스러움'의 흐름이 손끝까지 닿은 것이다.해외에서는 이미 '베어네일(Bare Nail)'이 주요 뷰티 트렌드로 떠올랐다. 말 그대로 맨손톱처럼 보이는 네일을 뜻하지만, 아무 관리도 하지 않은 손톱과는 다르다. 큐티클을 정돈하고 손톱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은 뒤 투명하거나 피부 톤과 가까운 컬러를 얇게 얹어 자연스러운 광택을 살리는 방식이다. 색과 장식을 더해 손톱을 꾸미기보다, 손톱 본연의 상태를 더 건강하고 깨끗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해외 런웨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포착됐다. 마크 제이콥스 2026 FW 쇼에서는 모델들이 젤이나 강한 컬러 매니큐어 없이 손톱을 단정하게 다듬은 상태로 등장했다. 디자이너 조셉 알투자라는 눈에 띄는 네일 컬러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네일 팀은 모델들의 피부 톤에 맞는 투명한 매니큐어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국내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MNBB(My Nails But Better·내 손톱 같지만 더 예쁜)' 또는 '민낯네일'이라는 이름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한 컬러로 손톱을 덮거나 파츠로 장식하는 대신 큐티클을 정돈하고, 손톱 표면에 은은한 광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