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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AI 공포'…소프트웨어 내리고, 하드웨어 오르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전반적으로 AI 공포 속에 뒤처졌던 주식(소프트웨어 제외)이 오르고, 그동안 각광받았던 소비재, 소재 등에서 매물이 나오면서 'AI 공포 트레이드'가 약간은 되돌려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소프트웨어는 내리고, 하드웨어는 오르는 날이었다고 평가합니다.
1. SW 매도 지속…애플 등 하드웨어는 반등?
17일(화)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출발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까지 5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며 2% 이상 떨어졌습니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긴 하락세입니다. 오늘도 나스닥 기술주가 장 초반 내림세를 이끌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종은 여전히 AI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도 큰 폭으로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마이크론 AMD 등 일부 반도체 주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애널리스트들이 소프트웨어 업종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I로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기업의 향후 2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지난 3개월 동안 5% 상향 조정됐다는 겁니다. 벤 스나이더 전략가는 "지난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AI로 인한 혼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러한 우려의 중심에 있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고,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전망치를 높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에는 여전히 AI가 소프트웨어에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폴라캐피털의 닉 에반스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가 AI로 인해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밝혔습니다. 살아남을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블룸버그는 1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술 펀드를 이끄는 그가 지난 1년간 다른 동종 펀드 99%를 능가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썼습니다.
트라이베리에이트리서치의 애덤 파커 설립자는 "지난주 후반에 AI로 급락한 주식 중 일부가 반등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들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유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향후 상당 기간 확장보다는 축소될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의 매튜 미쉬 전략가도 "2월의 AI 공포 매도세는 AI로 인한 변화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분야에도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정당한 믿음에 의해 촉발되었다. AI로 인한 혁신의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은행은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등급과 목표 주가 270달러를 재확인하면서 "2027년까지 AI 수요 전망이 더욱 밝아짐에 따라 2026년 하반기 주가가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블랙웰(B300) 및 루빈 칩 생산 증가로 2026년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엔비디아가 3월 중순에 개최하는 GTC 컨퍼런스에도 주목하고요.
하지만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실적에서 호재가 나오면 주가도 상승할까? 지금까지는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금융주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2. AI 공포의 수혜주, 월마트 다 올랐나
투자자들은 AI로 파괴될 주식을 매도함과 동시에 AI의 파괴적 영향에 가장 덜 민감해 보이는 업종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최근 에너지, 소재, 필수소비재, 산업재 등이 각광받은 이유입니다.
필수소비재 업종은 지난 5주 동안 17% 뛰었는데요. 이와 비슷한 상승세는 2020년 4월(팬데믹 정점), 2000년 4월(닷컴 버블 붕괴), 1998년 11월(장기 소비재 위기), 그리고 1991년 2월(경기 침체) 등 시장 혼란기에만 볼 수 있었던 일입니다.
이런 경고 속에 월마트의 주가는 3.76% 하락했습니다. 제너럴밀스의 경고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제너럴밀스는 "중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2026 회계연도 유기적 순매출이 1.5~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존 예상치(1% 감소~1% 증가)보다 더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이런 가치주의 약세는 이어질까요?
모건 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말합니다. 이런 주식들에 순풍이 될 요인이 세 가지가 있다는 겁니다. ⑴ 경기 순환적 요인입니다. 경기 개선과 자본지출 증가로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겁니다.⑵ 구조적 요인입니다. 소재와 에너지 업종, 캐터필러 같은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겁니다. ⑶ 정책적 측면인데요. 트럼프 감세법으로 인한 자본지출 인센티브, 트럼프 행정부가 시도 중인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 균형을 재조정하려는 시도가 이들 업종, 주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3. 한때 4.01%까지 급락…월가는 상승 예상?
아침에는 금리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벤치마크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연 4.01%까지 떨어지면서 작년 10월 말 이후 처음으로 4% 선을 테스트했습니다.
다행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의 협상이 끝난 뒤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주요 원칙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밝힌 뒤 금리는 정상화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3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일부를 해외(러시아 가능성 포함)로 보내는 등 새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요구 사항인 핵 농축의 완전한 중단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진전은 있었지만, 논의해야 할 세부 사안이 많다. 향후 2주 안에 다시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후 4시 24분께 10년물 수익률은 0.4bp 오른 4.06%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2.7bp 오른 3.437%에 거래됐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고용데이터업체인 ADP가 발표한 주간 고용은 지난 4주 동안(~1월 31일) 한 주 평균 1만250개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4. 강보합…금융 강세+소비재 약세
결국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강보합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10%, 나스닥은 0.14% 올랐고요. 다우는 +0.07% 보합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Mag 7이 모두 오른 건 아닙니다. 테슬라는 -1.63%, 마이크로소프트 -1.11%, 알파벳은 -1.05%, 메타 -0.07% 등 네 종목은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하드웨어가 강세, 소프트웨어는 약세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는 2.72% 올랐습니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PSKY) 에게 2월 23일까지 7일간의 유예 기간을 주어 최종 인수 제안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힌 덕분입니다.
노르웨이지언크루즈는 12% 뛰었는데요. WSJ은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이 지분 10% 이상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5. "기업들 과잉 투자"
현재 시장 상황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납니다. 이 조사는 2월 6~12일 진행되었으며, 자산 4400억 달러를 운용하는 162명이 참여했습니다.
▶펀드매니저의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더 강해졌습니다. 세계 경제가 향후 12개월 동안 '노랜딩'할 것이란 응답이 52%에 달했고, 소프트랜딩 40%, 하드랜딩은 5%에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