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살려라"…포항, 내년 예산 3조 총력전

K스틸법 발판 삼아 '철강 생태계 재건' 착수

내수 감소·美관세 등 최악 위기
국가투자예산 1조5000억 투입
AI·2차전지·바이오 신성장 견인

탄소저감설비·수소 공급망 지원
산업전기료 완화 등 정부에 건의

경북 포항시는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철강산업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8일 “포항 철강산업은 내수 감소와 글로벌 공급 과잉, 미국발 고관세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내년도 예산을 총동원해 포항 경제 재건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내년도 예산을 3조880억원으로 편성하고 ‘창의·융합·혁신으로 지속할 수 있는 환동해 중심 포항’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스틸법’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기반으로 포항 철강산업 재도약 기반 마련에 나선다. 내년 포항에 반영된 국가투자예산 1조5316억원은 산업위기 선제대응 및 지역산업 구조 전환, 첨단 신산업 육성의 마중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K-스틸법은 철강 생태계를 다시 세우기 위한, 늦었지만 꼭 필요한 국가적 결단”이라며 “포항시는 후속 조치로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탄소 저감 설비 전환 지원, 전력·용수·수소 공급망의 국가 부담 등 현장 중심의 구체적 시행령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용 전력 요금 재설계도 꼭 필요하다”며 “특별법에 담지 못한 전기요금 완화 또는 지역별 요금 차등제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한국을 글로벌 인공지능(AI) 강국으로 견인하는 데 포항이 앞장설 수 있도록 AI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남구 오천읍 일대에 200㎿ 규모의 글로벌 AI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2차전지·수소·바이오 3대 신산업의 원천기술 확보와 산업 생태계 확장, 해상풍력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제공으로 글로벌 혁신경제 거점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마이스(MICE) 도시 조성을 위해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를 중심으로 도시 인프라와 숙박·교통 환경 정비에도 나선다.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해운·물류 중심 관문으로 육성해 국가 균형 발전을 이끈다는 계획도 세웠다.

포항 최초 3선 시장인 이 시장은 최근 경북지사 출마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포항이 어려울 때마다 함께해 주신 위대한 50만 포항시민의 힘이 있었기에 12년의 시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포항시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3선 임기 동안 2차전지·바이오·수소 등 3대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차전지는 전고체와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전 분야에서 국내 1위 생산도시로 올라섰다.

축구장 107개 규모인 76만㎡의 도심 숲을 조성하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도 완성했다. 올해 세계녹색성장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녹색생태 도시로서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