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정부 필요" 역풍이 된 오픈AI+젠슨 발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해고 급증? 다시 점화된 고용 걱정
개장 전 고용정보회사인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는 10월 기업 감원 계획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10월에 15만3074건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 달 전(5만4064건)보다 183%, 전년 동기(5만5597건)보다 175% 증가한 것입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감원 이유는 비용 절감으로, 전체 해고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AI가 20%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적으로는 109만9500건의 고용 감축이 발표됐습니다. 작년 동기(66만4839건)보다 65% 늘어난 것입니다. 정부효율부(DOGE) 활동 영향은 해고의 가장 큰 이유로, 전체 해고의 약 30%를 차지했습니다.
기업들은 채용 계획도 줄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채용 계획은 48만8077건이 발표됐는데요. 이는 작년 동기(75만333건)에 비해 35% 줄어든 것입니다. 2011년(45만9971건) 이후 가장 적은 것이기도 합니다.
EY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이 데이터는 기업들이 수요 증가 감소, 만연한 불확실성, 관세와 AI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를 해고 및 채용 감축으로 개선하려 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챌린저 데이터는 변동성이 크고요. 아직 주간 실업수당 청구에서는 해고 급증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월간 15만 건 감원은 증가한 것이지만 기록적 수치는 아니다. 올해까지 해고된 직원의 30%는 정부 부문에서 발생했다. 고용은 챌린저 데이터의 헤드라인이 암시하는 것만큼은 부진하지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어쨌든 노동 시장은 아직 침체 수준과는 거리가 있지만 둔화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ADP 자료에서도 지난 3개월 동안 일자리 증가를 보고한 산업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했는데, 이는 7월의 80%에서 감소한 것입니다. 시카고 연방은행이 집계하는 실시간 실업률 추정치는 10월18일 주를 기준으로 4.36%입니다. 1년 전 4.14%보다는 꽤 올랐고요. 지난 9월 4.35%보다 살짝 높습니다. 리서치회사인 리벨리오랩스는 10월 고용 추정치가 -9000개라고 발표했습니다. 9월 +3만3000개에서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겁니다.
2. 오픈AI "정부 지원 필요"했다가 철회
오픈AI의 사라 프라이어 CFO는 전날 오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조달과 관련,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녀는 "우리는 은행, 사모펀드, 심지어 정부까지 아우르는 (자금 조달) 생태계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AI 칩 구매 자금에 대해) 보증을 제공해 준다면 자금 조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담보인정비율(LTV)을 높여 추가로 빌릴 수 있는 부채 규모를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명 기술 투자자인 브래드 거스너는 지난 주말 자신의 팟캐스트(Bg2)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에게 "시장 관심사는 어떻게 연 매출 130억 달러 규모의 오픈AI가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지출 계약을 맺을 수 있냐는 것"이라고 물었는데요. 올트먼은 정확한 답변은 피한 채 "우리는 그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당신이 오픈AI 주식을 팔고 싶다고 매수자를 찾아주겠다"라고 답했습니다.
띠어리벤처스의 토마스 퉁구즈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오픈AI가 맺은 계약, 올트먼 등의 향후 실적에 대한 발언 등을 모아 분석했는데요. 오픈AI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하드웨어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지출해야 하는 돈은 1조1500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브로드컴(3500억 달러), 오라클(30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500억 달러), AMD( 900억 달러) 아마존(380억 달러) 코어위브(220억 달러) 등 7대 공급업체만 따진 것입니다. 이들에게 줘야할 돈을 연도별로 나눠보면 지출 추정액은 올해 60억 달러에서 2029년 1730억 달러, 2030년에는 295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오픈AI의 야망을 믿고 미국 정부가 투자해야 할까요? MI2파트너스의 줄리언 브리그덴 설립자는 "수천억 달러를 번다며 왜 납세자가 빚 보증을 해줘야 하나. 현금흐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백악관의 'AI 차르'로 불리는 데이비드 삭스는 "AI에 대한 연방정부의 구제 금융은 없을 것이다. 미국에는 최소 5개의 선구적인 AI 모델 기업이 있다. 하나가 실패하면 다른 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트먼 CEO도 "오픈AI는 정부 보증을 받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그러면 인프라 구축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우리는 올해 연간 매출이 20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8년간 약 1조4000억 달러를 투자하려면 지속적 매출 성장이 필요하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긍정적 전망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논란은 AI 붐에 대한 우려를 불렀습니다. 수요가 많지 않으니 국가를 개입시켜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하고, 지원하게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3. 37일째…"셧다운 안 풀리면 조정 지속"
셧다운은 37일째 이어졌습니다. 정치권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간 합의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일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의 혜택이 소진되면서 약 4200만 명이 푸드스탬프를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법원이 예비비를 써서라도 지급하라고 명령하고, 농무부는 50억 달러의 예비비를 쓰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이달 혜택을 충당하는 데 필요한 80억 달러 이상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11월 1일부터 오바마케어(ACA) 내년 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보조금이 연말로 종료되면 내년 보험료가 크게 인상될 것이라고 통보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압박 요인은 항공 혼란일 것입니다. 추수감사절 연휴 여행 기간이 이제 3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7일부터 뉴욕,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 등 주요 40개 공항에서 항공편을 10% 감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4일 지방선거가 민주당 승리로 끝나면서 셧다운 합의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자신감을 얻은 민주당 일부가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셧다운을 밀어붙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정치매체 더힐은 "상원의 중도파 민주당 의원 8명은 정부 재개에 찬성표를 던질 준비가 되어 있지만, 당내 진보 진영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스티펠의 브라이언 가드너 정책 분석가는 셧다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책은 상원의 필리버스터를 없애는 것입니다. 필리버스터는 상원에서 대부분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60표를 필요로 하는 조항입니다. 그러나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완전히 없앨 표가 없다"리고 말하고 있습니다. 펀치볼뉴스는 "트럼프와 의회 공화당은 끝없는 폐쇄의 정치적 영향에 대해 완전히 다른 입장에 있다"라고 썼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셧다운 종료에 대해 덜 낙관적"이라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그래도 추수감사절(27일) 연휴를 앞두고 셧다운이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골드만은 "항공 혼란이 생기고 있고, 1일부터 ACA 보험료 인상이 우편 발송되었고, 선거 결과는 공화당의 입지를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10~14일 휴회 예정이며, 다음 휴회는 추수감사절 연휴인 24~28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런 연휴는 (15~23일) 타협을 위한 강제적 계가가 될 수 있다. 예측 시장에서 16일까지 셧다운이 종료될 확률은 50%에 가깝고, 추수감사절 연휴에도 셧다운이 지속될 확률은 20% 미만이다. 정치적 압력 요인들은 셧다운이 11월 중순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 시장의 신호를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셧다운이 지속하는 한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줄리언 에마뉘엘 전략가는 "오는 19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까지는 주가를 움직일 만한 새로운 실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치적 악재로 인한 위험 회피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인 11월 14일 이전까지 정부 셧다운이 풀리면 S&P500 지수 하락세가 50일 이동평균선(6655) 부근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높지만, 추수감사절까지 이어진다면 10월 저점인 6550선이 다음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특히 성탄절까지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200일 이동평균선(612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4. 트럼프 "관세 대안 마련"
어제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한 상호관세에 대한 심리가 있었죠.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가 세금이며, 세금은 의회 권한이라고 했고요. 트럼프 1기 때 임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닐 고서치 대법관도 의회의 승인 없이 광범위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고서치는 관세에 대해 "행정부의 권력을 점진적이지만 지속해서 확대하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의회)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일방적 조치"라고 했습니다.
월가는 다수가 위법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제프리스는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를 무효로 할 가능성이 높다. 대법관들은 IEEPA 법의 ‘수입 규제’ 조항이 세금 성격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면서 과세 권한은 의회에 속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행정부는 그러한 권한을 인정받은 전례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논리가 더 약화했고, 심리 분위기도 50대 50에서 무효화 쪽으로 무게가 확실히 기울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제프리스는 "트럼프의 광범위한 관세가 무효가 되면, 환급 지연이 발생하면서 수입 업체와 관련 주식에서 단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관세에 노출된 업종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증시가 이를 긍정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5. 연말 랠리 기대 살아있다?
결국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했고요. 장 막판에는 더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1.12%, 나스닥은 1.90% 급락했고요. 다우는 0.84%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AI로 인해 해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헤드라인으로 인해 시장이 흔들렸다. 시장은 'AI로 인한 고용 악화 및 잠재적 소비 악영향'과 'AI가 가져올 효율(투자수익률) 및 생산성 향상'의 증거를 비교하며 저울질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헬스케어 주식은 강세를 보였습니다. 머크와 화이자, 일라이릴리 모두 1% 안팎 올랐습니다. 릴리는 노보노디스크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와 인기 체중 감량 약물의 가격 인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CEO는 "우리에게 있어 (약가 인하) 원동력은 비만 치료제의 접근성 확대"라고 말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발표 직후에는 상승했지만, 내림세로 전환해서 결국 4%떨어졌습니다.
나벨리어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어 설립자는 "정부 셧다운이 끝나고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2주 뒤 아주 중요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있다. 그 결과가 좋다면 AI 이야기를 다시 확인시켜 주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이어서 12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연말에 강세로 마감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정도의 큰 폭의 상승 이후에 나타나는 조정은 정상적인 현상이며, 당황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대니얼 스켈리 전략가는 "AI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 물론 더 큰 조정이 올 수도 있고 일부 종목은 과매수 상태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AI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정부 폐쇄로 인해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부족해서 금리 인하를 계속하는 데 불안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들어 "'안개가 끼면 조금 조심하고 속도를 늦추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는 고용 부진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큰 위험이라고 했습니다. 마이클 바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으며, 노동 시장도 탄탄하게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