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 처장 "특허는 혁신의 동력…AI 행정으로 뒷받침하겠다"
김용선 초대 지식재산처장 취임
30여년 경험 갖춘 IP 전문가
"증거개시제 법제화 추진할 것"
30여년 경험 갖춘 IP 전문가
"증거개시제 법제화 추진할 것"
초대 지식재산처(지재처) 수장으로 임명된 김용선 처장(사진)의 취임 일성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혁신 주도 성장’ 이론 정립에 기여한 교수 세 명이 공동 수상했다. 김 처장은 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특허는 혁신의 당근이자 채찍으로서 기업의 지속적 혁신을 이끈다”며 “지재처가 공직사회 혁신을 선도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특허청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지식재산권(IP) 전문가다. 내부에서만 근무한 인사가 기관장으로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조정위원회 부의장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장을 거친 김 처장은 2018년 지재처 노동조합이 뽑은 ‘함께 일하고 싶은 관리자’ 1위로 선정될 만큼 조직 내 신망도 두텁다.
세계 주요 선진국은 지식재산 보호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이 자국 우선주의를 촉발한 데다 인공지능(AI) 등 전에 없던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기술을 보호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WIPO에 따르면 생성형 AI 관련 특허 출원은 2014년 800건 미만이었지만 지난해엔 1만400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미국에선 2021년 이후 AI 특허소송이 500% 이상 늘었다. 지재처가 지난달 1일 48년 만에 청에서 처로 승격한 배경이다. 김 처장은 “진짜 성장을 달성하려면 지식재산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AI를 행정혁신의 핵심으로 꼽았다. AI 기반 심사시스템으로 심사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과제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법제화를 꼽았다. 특허 소송 시 상대방이 보유한 자료 및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특허 침해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워 구제를 못 받는 기업이 늘면서 이 제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7월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9%가 증거 부족으로 소송을 취하하거나 패소했다.
지재처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한국은 특허출원 건수로는 세계 4위지만 해외 출원 비중은 34%로 독일(51.9%) 등 주요국보다 낮다. 해외 진출 시 특허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올해 국제지식재산지수(GIPC) 기준 ‘IP 자산 사업화’ 순위도 29위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8월 “우리나라는 특허는 많지만 기술 시장에서 거래가 안 돼 문제”라며 기술사업화 부진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재처는 특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결과물의 제품 개발 연계를 지원하는 ‘IP-제품개발연계지원(R&BD)’ 사업을 올해 56건에서 내년 100건으로 확대하고, 대학·공공연구기관 특허를 기업과 매칭해 사업화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김 처장은 “아세안·중동 등 신흥시장과 협력해 지식재산 5대 선진국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