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를 이끈 반도체 업종을 잇는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전문가들은 지주회사와 금융회사를 많이 담은 ETF가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 효과 가시화에 관련주 관심

지주사·금융·우선株…'주주환원 모범생' ETF 뜬다
자사주 매입 또는 배당에 적극적인 종목들은 최근 수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관련 종목 30개 주가를 추종하는 ‘에프앤가이드 주주가치 지수’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1일 기준 5.68%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세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다.

시장에선 주주환원 강화 정책으로 분위기가 점차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안 조정 등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주가가 탄력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지수가 반도체 랠리로 4000을 돌파했는데, 진짜는 이제 시작”이라며 “근본적 체질 개선 정책을 통해 배당주 등 주주환원 가치주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간판을 내건 ETF로는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와 ‘HANARO 주주가치성장코리아액티브’ 등이 있다. 이 중 ACE 라이프자산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가치투자 명가인 라이프자산운용과 협력해 만든 상품이다. 삼성물산, 한국금융지주 등 지주·금융사에 삼성전자, 네이버 등을 편입했다. 성장주까지 일부 포함하고 있는 이 상품의 연초 이후 수익률(30일 기준)은 51.38%다. HANARO 상품은 올 들어 수익률이 61.51%로 관련 ETF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삼성전자를 합친 비중이 20%를 넘고, 두산에너빌리티(원전), 포스코홀딩스(2차전지) 등 성장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BNK 주주가치액티브’도 비슷한 구성의 ETF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비중이 20%가량으로 가장 높고 나머지를 현대자동차, 기아, 하나금융지주, KT&G 등 고배당 기업으로 채웠다. 올해 수익률은 59.62%다. 행동주의 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도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를 운용 중이다. SK하이닉스, 두산 등 기술주와 LS, 키움증권, KB금융 등 지주·금융사를 혼합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60.96%에 달한다.

◇지주·금융·우선주도 순환매 가능성

지주사, 금융사, 우선주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을 담은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TIGER 지주회사’는 최근 한 달간 34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두산(비중 11.57%), HD현대(10.36%), 삼성물산(9.45%), SK(8.82%), LG(7.39%) 등 지주회사를 모은 상품으로 올해 들어 수익률(77.18%)이 코스피 지수를 웃돈다.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를 모은 ‘TIGER 우선주’도 관심이다. 삼성전자우(21.56%), 현대차2우B(16.3%) 비중이 가장 크다. LG화학우(9.7%), 미래에셋증권2우B(8.9%) 등도 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2우B와 LG화학우는 보통주와 괴리율이 각각 57.87%, 50.06%에 달해 주가 상승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 8월 상장한 ‘KODEX 금융고배당TOP10’도 3개월간 1226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5대 은행주 비중이 80%에 가깝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세 상승세에 진입했는데 지주사와 금융사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종목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며 “앞으로 순환매 자금이 이들 업종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