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거대 원재자 기업, 글로벌 철광석 시장 '흔들'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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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잘 알려지지 않은 원자재 거래 회사가 글로벌 철광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업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래디언트 월드(Radiant World)'라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회사의 급격한 성장은 세계 철광석 시장을 뒤흔들고 중국의 관심까지 끌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래디언트 월드는 매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두 개를 짓고도 남을 정도의 철광석을 선적한다고 전했대. 지난 10년간 거래량은 거의 10배 증가했다. 석유 다음으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상품인 철광석 시장에서 최대 트레이더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들의 베팅은 중국 정부의 관심도 끌 정도다.

하지만 원자재 산업 내부에서조차 래디언트 월드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회사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싱가포르, 런던, 두바이의 사무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이 트레이딩 회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회사의 성공이 철광석이라는 다소 투박한 시장에 영민한 거래 전략을 도입한 결과인지, 아니면 시장 방향이 어긋날 경우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베팅들에 의존한 결과인지에 대해 의견이 나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질문의 답은 단순히 래디언트 월드와 45세 소유주인 핀케시 나하르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규모는 철강 제조의 필수 원료이자 글로벌 경제의 핵심 재료인 철광석 시장 전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주요 글로벌 광산 회사의 수익에도 중대한 영향을 준다.
'미스터리' 거대 원재자 기업, 글로벌 철광석 시장 '흔들' [원자재 포커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래디언트 월드의 주요 경쟁자인 런던의 거대 원자재기업 글렌코어는 내부에 별도의 팀을 두고 이 회사와의 금융 노출 리스크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재 무역 금융 기관 중 두 곳인 네덜란드의 라보은행과 ING 그룹은 몇 년 전 래디언트 월드와의 금융거래를 중단했다. 이는 래디언트 월드의 일부 거래 관련 서류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블룸버그가 입수한 라보은행 내부 보고서와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그러나 만약 성공을 이어간다면 래디언트 월드는 전 세계 원자재 트레이딩 시장을 흔들 준비가 되어 있다. 이 회사는 알루미늄과 구리 같은 비철금속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수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다. 글렌코어가 기업 가치를 10억 달러로 책정하고 지분 매입 협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하이 소재 컨설팅회사 마이스틸의 연구원 스티븐 위는 “래디언트 월드는 거래량이 워낙 많아 철광석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반적으로 원자재 무역 회사들은 시장에서의 엄청난 거래 규모에 비해 대외적인 노출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래디언트 월드는 특히 더 심한 경우"고 전했다. 회사의 대주주인 나하르는 언론 인터뷰에 한 번도 직접 인용된 적이 없으며, 마지막으로 언론에 인용된 사례는 10여 년 전 싱가포르 철광석 콘퍼런스에서였다.

구리, 알루미늄, 석탄 같은 다른 금속 및 광물 거래는 글렌코어나 트라피구라 등 소수의 유명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철광석의 경우 전통적으로 소수의 거대 광산업체와 최대 고객인 중국 철강업체 간의 직접 계약 방식이 보편적이어서 트레이더들에게 마진이 많지 않은 시장이었다.

이처럼 까다로운 환경 속에서 래디언트 월드는 최근 몇 년 사이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 6,500만~7,000만 톤 규모의 철광석 거래를 기록하며 글렌코어(연간 약 7,500만 톤)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트라피구라(연간 3,000만~5,000만 톤)를 넘어섰다.

마이스틸의 연구원 위는 “철광석 현물 거래가 처음 시작된 곳이 인도 광산이었기 때문에 인도 출신인 래디언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과거에는 거대 광산업체들의 공급 대부분이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래디언트 월드는 최근 철광석 시장을 주도하는 영향력이 커져, 일부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은 래디언트 월드의 재무적 스트레스가 철광석 가격 폭락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 회사의 공격적 거래 방식은 중국 정부가 설립한 국영 기업인 중국광물자원그룹(CMRG)의 경계 대상이 되었다. CMRG는 중국 내 몇몇 기업들에 래디언트 월드와 거래하지 말 것을 요청한 바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