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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부활? 모호해진 인하 경로…'AI 계약' 코어위브 폭락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예상 넘은 경제 지표 줄줄이
오늘 아침 쏟아진 경제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멀쩡하다는 것을 나타냈습니다.
▶2분기 GDP
2분기 GDP 증가율 확정치는 연율 3.8%(전기 대비)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나 높아진 것입니다. 분기별로 따지면 2023년 3분기(4.7%) 이후 가장 높습니다.
▶8월 내구재 주문
내구재 주문은 8월 전월 대비 2.9% 증가해 컨센서스(-0.5%)를 대폭 웃돌았습니다. 변동성이 큰 항공기 주문이 급증했는데요. 항공기와 군수품을 제외한 핵심 자본재 주문도 0.6%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0.8%에 이어 두 달 연속 강력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죠. 이는 설비 투자 모멘텀이 3분기까지 이어졌음을 시사합니다.
▶실업수당 청구
지난주(∼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1만4000건 줄어든 21만8000건에 그쳤습니다. 2주 전 26만 건을 훌쩍 넘어 월가를 놀라게 했지만, 지난주 23만 건→이번 주 21만 건 대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텍사스주에서 홍수, 사기 등으로 일시 급증했던 게 사라지자, 해고가 여전히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이번 주 신청 건수는 7월 초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적습니다. 2주 이상 신청한 계속 청구 건수(~13일)도 192만6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000건 감소했습니다.
▶상품 무역 적자
상품 무역 적자는 7월 1028억 달러에서 8월 855억 달러로 크게 줄었습니다. 수출이 1.3% 줄었는데 수입은 그보다 훨씬 큰 7.5%나 감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무역수지 적자 폭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3분기 실질 GDP는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기존 주택 판매
8월 기존 주택 판매량은 전월 대비 0.2% 감소한 400만 채(연율)로 시장 예상 395만 채 감소보다 약간 나았습니다.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해, 전월(1%)보다 높아졌습니다. 이는 3월 이후 가장 빠른 상승률입니다.
데이터들이 나온 뒤 에버코어ISI는 "오늘 경제 데이터는 모두 예상보다 양호했다. 이는 3분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더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가 나온 뒤 3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기존 2.3%에서 2.6%로 높였습니다.
2. 미국 경제 살아난다?
일부에선 관세 충격이 가라앉고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가 부활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상무부는 GDP를 세 차례로 나눠 집계하는데요. 자료가 더 많이 수집되면서 2분기 성장률은 속보치 3.0%→잠정치 3.3%→확정치 3.8%로 계속 높아졌습니다. KKR의 헨리 맥베이 CIO는 "우리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경기 침체 때 목격했던 해고 붐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GDP뿐만이 아닙니다. '해고, 고용이 모두 정지된' 노동시장을 제외하면 소비는 여전히 좋고요. 높은 금리로 가장 어려웠던 제조업, 부동산도 회복 조짐을 보입니다.
▶소비=8월 소매 판매는 0.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요. 미국소매업연맹(NRF)의 핼러윈 쇼핑 관련 소비자 조사를 보면 예상 지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채권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4시 8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7bp 오른 4.174%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6.3bp나 올라서 3.661%에 거래됐습니다.
재무부는 이런 장기 국채 수익률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재무부는 오늘도 국채 바이백을 실시해서 7억5000만 달러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3. 찢어진 Fed 위원들
오늘 전체 Fed 위원의 절반에 가까운 8명이 발언에 나섰는데요. 점도표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견해차가 첨예하게 엇갈렸습니다.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는 "단지 일자리 수 증가의 감소만을 근거로 너무 많은 금리 인하를 앞당기는 것에 다소 불안감을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5년 연속으로 2% 목표를 넘어선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불안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캔자스시티연은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은 수준이며, 노동 시장은 냉각되고 있지만 대체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정책 기조가 약간 제약적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도 비슷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면서 금리 인하가 1회로 충분하다고 강조했었죠.
이런 Fed의 분열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된 점도표에서 뚜렷이 나타나는데요. Fed 위원 19명 가운데 10명은 올해 3회 이상 인하(9월 포함), 9명은 2회 이하 인하를 제시했었습니다.
글렌미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리서치 총괄은 "합리적 시나리오는 연말까지 한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으며, 2026년에는 몇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통화정책의 방향이 추가 완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결코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금리를 얼마나 더 인하해야 할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인하해야 할지에 대한 정당한 논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는 4분기에 발표될 고용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Fed가 고용 약화 위험을 억제하려 하고 있어서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여전히 기본 시나리오다. 10월은 고용 지표가 Fed를 안심시켜 줄 시간적 여유가 없고, 물가 상승률이 지속해서 상승할 가능성도 작아서 인하가 상당히 유력해 보인다. 12월은 가능성이 높지만, 데이터가 예상보다 크게 좋게 나올 수 있어서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UBS자산운용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 미주 CIO는 "Fed의 향후 완화 정책 방향에 대한 의구심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장 펀더멘털이 향후 몇 달 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습니다.
4. 관세 불법은 부정적…왜?
관세 문제도 투자자들에게 약간의 불안감을 줬습니다.
미 상무부는 어제 로봇과 산업기계, 의료기기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것인데요. 이 조항은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항을 활용해 현재 자동차, 철강 등에 품목별 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또 현재 의약품, 반도체, 항공기, 핵심 광물, 중대형 트럭 및 기타 제품의 수입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 마감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국산 대형 트럭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주방수납장·욕실 세면대에는 50% 관세, 실내 장식가구에는 30%를 매긴다고 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불법으로 판결하면 시장에는 종합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IEEPA 관세를 다른 관세로 대체하려고 하면서 기업들이 다시 불확실성이 휩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세가 확정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업들의 의사결정 등이 또 지연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유럽 일본 등과 맺은 무역 합의도 흔들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큰 폭의 금리 상승이 발생하면서 증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도 내다봅니다. 트럼프 감세법은 관세로 인한 세수 2조~3조를 고려해서 통과시킨 것인데, 관세 세수가 줄어들면 연간 재정 적자가 4조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하고 채권 금리가 폭등할 수 있지요.
5. 'AI 계약' 발표한 코어위브 급락
AI 투자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라클이 어제 18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요. 그중에는 보기 드문 40년 만기 채권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채권 시장에서는 수요가 880억 달러까지 몰리면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채무 증가로 인한 재무 악화에 관한 얘기가 오갔습니다.
6. 10월 1일 정부 셧다운…영향 없을까
미국 연방정부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1일을 앞두고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서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제 셧다운에 대한 베팅은 76%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예산 삭감과 복원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11월21일까지 유효한 임시예산안에도 합의하지 못한 탓입니다. 민주당은 보조금 연장을 법안에 포함하길 원하지만, 공화당은 관련 조항이 없는 ‘깨끗한’ 법안을 원합니다. 임시예산안은 지난 19일 상원에서 부결됐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라며 예정됐던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취소했지요. 공화당은 다음 주 월요일에 임시예산안을 다시 표결할 계획인데요. 화요일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1일 수요일 자정에 정부가 폐쇄됩니다.
또 이번 셧다운 사태는 부채 한도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채 한도는 지난 7월 트럼프 감세법에 포함되어 5조 달러 증액되었죠. 폐쇄가 발생해도 미 재무부는 계속해서 국채를 발행하고 이자를 갚을 수 있어서 미국 부도 가능성은 없다는 겁니다.
다만 두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먼저, 셧다운으로 인해 정부 기관에서 발표하는 주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2013년에는 16일간의 셧다운으로 이런 데이터 발표가 약 2주씩 지연되었습니다. 9월 고용보고서가 10월 3일에, 9월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가 10월 15일에 발표될 예정인데요. 이것도 늦춰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정부 폐쇄가 장기화하거나 정말 연방 공무원 대량 영구 해고가 발생한다면 둔화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7. 50일 이동평균선(6446) 주목
뉴욕 증시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락 폭은 줄였습니다. 하지만 상승세로 전환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0.50%씩 내렸고요, 다우는 0.38%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BTIG는 S&P500 지수가 4월 저점 이후 하락에 가장 취약해졌다고 경고했습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 변동성 큰 주식 등의 약세 등을 지적했습니다. 또 투자자들은 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나선 크린스키 기술적 분석가는 S&P500지수가 6446 수준에 있는 50일 이동평균선까지 하락한다면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 되겠지만, 이는 고점 대비 3.8% 하락한 수준이고 지난 20년 중 18년 동안 나타난 계절적 추세와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궁극적으로 이는 연말까지 랠리를 위한 매력적인 진입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8. 그리핀 "AI에 버블 메아리"
시타델의 켄 그리핀 설립자는 CNBC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의 발언이 월가 컨센서스와 가깝다는 점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노동시장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민 변화로 인해 한 달에 3만~4만 개의 일자리만 생겨도 괜찮을 수 있다.
▷Fed는 노동시장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25bp 인하는 상징적인 조치로, 노동시장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안에 추가로 25bp 인하를 한 두번 더 할 것으로 본다.
▷내년 물가는 2.5~3.0%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그렇다면 괜찮다. 하지만 3%의 인플레이션은 수백만 미국인들에게 상당히 거슬릴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관세에서 비롯되고 있다. 관세는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며, 수출업자가 부담한다는 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AI에는 분명히 닷컴 버블의 메아리가 있다.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를 반기로 미루는 게 현명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아는 모든 기업은 월별로 재무를 관리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