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첩자의 침입, 말 안하는 FOMC?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중국의 엔비디아 조사, 별 걱정 없는 이유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0.4%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주말 사이에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추가 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엔비디아가 2019년 이스라엘의 멜라녹스를 인수할 때, 중국이 GPU 등 관련 제품을 계속 공급한다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는데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근거로 GPU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는 겁니다. 중국은 또 미국의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1.5%가량 하락하면서 거래를 시작했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아날로그디바이스, 온세미컨덕터 등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반적으로는 별 영향은 없었습니다.
양국은 일요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올해 들어 네 번째 무역 협상을 벌였는데요. 이를 앞두고 미 상무부는 지난 12일 중국 기업 23곳을 제제 리스트에 추가로 올렸고요. 중국 상무부는 토요일 미국산 아날로그 반도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엔비디아 반독점법 위반 추가 조사를 내놓은 것이죠.
에버코어ISI도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 23곳을 추가 제재하고 베이징이 아날로그 반도체와 엔비디아 조사를 발표했는데 이런 조치는 최근 몇 년간 흔히 있었던 일이었고, 양국에 서로 즉각적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이는 중국이 긴장 고조를 피하고 협상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무역 협상을 무너뜨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트럼프 "무역협상 순조로웠다"
실제 무역 협상은 잘 굴러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국 무역 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미국 젊은이들이 간절히 구하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한 협상도 타결되었다. 저는 금요일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다. 양국 관계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리청강 무역협상 대표도 틱톡에 대한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며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 소통을 했다. 양국은 안정적인 무역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직접 만나 올해 말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이번 협상 전까지는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지배적 지분을 매각하라는 미국 측 요구를 거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하기 위해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는 중국과 틱톡 합의가 없었다면 오는 10월 말 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철회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 엔비디아 주춤하자 알파벳, 테슬라 폭등
엔비디아의 주가는 주춤하자, 다른 기술주들이 시장을 이끌어 갔습니다.
테슬라는 장 초반 7%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 금요일 약 10억 달러를 들여 250만 주가량을 사들였다고 보도된 덕분입니다. 이는 머스크가 2020년 초 이후 처음으로 주식을 시장에 산 사례이며, 그에게 최대 규모이기도 합니다. 리서치회사 윌리엄블레어는 "이번 매수는 머스크의 테슬라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X를 통해 "테슬라가 예언대로 (1주일간) 69달러 올라 420달러가 됐다"라고 썼습니다. 오늘 주가 폭등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해서 100억 달러 이상을 벌었습니다.
4. FOMC 1988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
전반적으로 시장의 뒤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Fed의 금리 인하 기대입니다.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데요. 25bp 인하가 기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기자들에게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 따르면 수요일 50bp 인하가 이루어질 확률은 4%에 불과합니다. Fed는 작년 9월에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50bp를 내렸었는데요. 시티은행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9월과 달리 기준금리는 중립에 가깝고, Fed 관계자들은 작년보다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런 불협화음을 감추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점도표에서 그런 불협화음이 강하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마이런 이사 등은 올해 100bp 이상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업무는 이제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Fed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데 몰두하고 있으며, 이는 때로는 대통령의 의사를 따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은 뉴욕 증시가 약한 경제 데이터를 무시하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Fed가 2025년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이러한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통화정책 완화가 재개되면 주식은 잠시 조심스러워질 수 있고, 주가에는 하락 위험이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으며, 사실상 현재 안주하는 상황이 재평가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약해지고 후행하는 고용 데이터, 시장의 '속도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는 Fed 대응 사이의 긴장에 단기적으로 위험이 집중되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Fed가 약해지는 데이터보다 더 빨리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늘부터 9월 후반 월에는 뉴욕 증시의 계절성이 연중 최악이기도 합니다.
5. 고개 드는 침체 걱정…기우?
미국 증시는 금리 인하 시기에는 대부분 오릅니다. 예외가 있다면 경기 침체가 나타났을 때입니다. 에버코어ISI는 Fed가 "할 수 있어서"(Because they can) 금리를 내린다면 12개월 증시 수익률은 견고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Fe가 "그럴 수밖에 없어"(because they have to) 인하에 내몰린다면 12개월 수익률은 빈약합니다. 경기 침체가 닥치게 된다면 내릴 수밖에 없어서 인하하게 되겠지요.
UBS는 "우리 경제 모델은 지난 5~7월 하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 침체 위험을 93%로 예측한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측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이 "역사적으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앞으로 위험이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UBS의 모델은 심리 조사 등 소프트 데이터가 아닌 고용, 개인 소득, 소비 지출, 산업생산 등 하드 데이터에 의존합니다. UBS는 현 상황을 의학적 진단에 비유해 "안정적이지만 고위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혈압 환자와 유사합니다.
골드만삭스의 공식적인 경제 침체 확률은 30%입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속도를 실속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실업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지금은 더 큰 폭의 경기 침체 위험이 있는 시기다. Fed는 이 시점에서 노동 시장 동향에 특히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단속으로 실업률을 높이지 않는 고용의 손익분기점이 월 7만 개로 떨어졌지만, 지금 기본적인 일자리 성장 속도가 한 달에 약 2만5000개로 둔화하였다고 추정했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경제가 그렇게 나쁘다면 왜 2분기 GDP 성장률이 3.3%였을까? 주식 시장은 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기업 실적 추정치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S&P500 기업에 대한 올해 이익 추정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개선되어 현재 268.73달러에 달합니다. 지난 8주 동안 4.78달러 증가했습니다. 2025년 이익이 전년 대비 +10.7% 늘어나는 것입니다. 월가는 2026년 이익도 전년 대비 13.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추정은 너무 희망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가 2021년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등 노동 환경이 악화되는 환경에서 어떻게 시장이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예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6. 실적 발표 6개월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월가에 토론 거리를 하나 던졌습니다. 기업의 실적 보고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바꾸는 겁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이 필요하지만, 기업들은 더는 분기별 보고를 강요받지 않고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비용을 절약할 뿐 아니라, 경영자가 회사 경영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경영진이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바람에 장기 관점에서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SEC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에버코어ISI는 기업들이 분기 보고에서 반기 보고로 전환하는 데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으며, 현재 공화당이 3대 1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SEC 표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절차적 단계를 거치는 데 일반적으로 6~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이 신속하게 바꾸려고 한다면 더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질 수도 있지만요. TD코웬은 "SEC 위원장 폴 앳킨스가 대통령에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그의 규제 완화 견해와도 일맥상통한다"라는 겁니다.
그러나 월가 상당수 투자자는 이런 아이디어에 반대합니다. 나일스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창립자인 댄 나일스는 빅테크와 관련, "기술은 상황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6개월간 실적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어제의 승자가 오늘의 승자가 아닐 수도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세미어 사매나 글로벌 주식 헤드는 "보고 간격이 길어짐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실적을 보고 할 때 시장/가격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투자에 있어서는 높은 빈도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낮은 빈도로 더 적은 정보를 얻는 것보다 항상 더 낫다"라고 지적했습니다.
7. 빅테크 위주 상승…S&P500 6600 돌파
결국 S&P500 지수는 0.47%, 나스닥은 0.94%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고요. 다우는 0.11%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