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중견기업 CEO와 코칭대화를 하면서 얼마 전 개봉한 소위 빵 피트(?)가 주연한 'F1 더 무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속 320km이상으로 속도를 내며 0.01초차의 승부를 내야하는 포뮬러원(F1) 이야기가 기업 경영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필자는 “CEO와 리더들이 이 영화를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보고 조직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이 과정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에 대해 토론해 보면 어떨까?” 제안했다.

이 영화는 <탑건; 매버릭>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작품으로 최고가 되지 못한 전설과 최고가 되고 싶은 루키의 이야기다. 한때 주목 받은 유망주이었지만 끔찍한 사고로 F1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한순간에 추락한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그의 오랜 동료인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에게 레이싱 복귀를 제안 받는다. 그러나 최하위 팀 내 떠오르는 천재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와 ‘소니 헤이스’는 날이 갈수록 갈등이 심해지고 설상가상으로 우승을 향한 APXGP팀의 전략 또한 번번히 실패하며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을 한다. 그 전략의 중심에 기술 디렉터인 ‘케이트 맥케나’(케리 콘돈)가 있다. APXGP는 어떻게 우승 팀이 되었을까?

'F1 더 무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이는 1990년 마틴 도넬리의 충격적 실제 사고를 모티브로 영화에서는 주인공 소니 헤이스가 젊었을 때 사고 후 다시 드라이버로 등장했지만 픽션이다. 또 하나는 'F1 더 무비'는 “F1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볼 수 있는 영화인가요?”라는 질문인데, 진짜 사전 지식이 있으면 전문가적 입장에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겠지만, 사전 지식이 없어도 정말 영화에 흠뻑 빠져 즐길 수 있다. 필자도 사전 지식이 없이 영화를 보면서 매료되었고, 이후에 F1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게 되었다.

이 영화가 기업 경영의 리더십과 조직관리 측면에서 주는 교훈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필자는 크게 두 가지를 꼽고 싶다. 하나는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팀워크다. 영화는 영웅적인 승리보다 인간적인 실패와 회복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 안에서 인물들의 상호 갈등을 딛고 결국 하나의 진정한 팀으로 변모한다, 전략, 리더십, 존중, 화합, 승리 등의 메시지가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영화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먼저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30년 전 사고로 F1을 떠난 소니 헤이스는 복귀를 통해 좌절과 후회를 딛고 성장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을 증명해 낸다, 둘째 조슈아 피어스는 천재루키로서 갈등과 대결을 통해 성장하며 소니 헤이스에 대한 존경의 감정을 품게 된다. 세째, 루벤 세르반테스는 구단주로서 세대간의 충돌을 중재하고 냉정한 비즈니스 마인드와 진심어린 우정으로 연결자, 전략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넷째, 케이트 멕케나는 팀의 실질적인 브레인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냉철한 판단과 실행을 조율하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정서적인 조율자 역할도 한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첫째, 전략의 중요성이다. 소니 헤이스는 APXGP의 기존 차량으로는 우승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한다. 이에 기술 디렉터인 케이트 매케나에게 차량을 보다 전투 모드로 바꾸어 줄 것을 요청한다. 왜냐하면 승부는 코너링에서 나는데 코너에서 상대 차량을 밀어 붙일 수 있도록 차를 설계하고 제작을 해달라고 한다.

한편 주행 중 플랜 C라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즉 초반부터 ‘소프트 타이어’로 가자는 것이다. 이는 부드럽고 접지력이 뛰어나 출발 직후부터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여 순위 상승을 노릴 수 있지만 타이어를 자주 교체해야 함으로서 ‘피트스탑(Pit Stop)’에서 시간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팀워크를 통한 타이어 교체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기록을 만들어 나간다.“느린 게 부드럽고, 부드러운 게 빠르다”고 하면서 설득을 통해 실행에 옮긴다.

둘째는 팀워크이다. F1팀은 코칭 스태프와 엔지니어, 피트 크루, 테이터 분석가, 홍보담당자 등 80 여명이 합을 이루어야 하지만 APXGP는 수평적 대화나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슈아 피어스는 팀의 에이스로서 연습이나 시합 당일에도 항상 가장 늦게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드라이버였다. 그러나 소니 헤이스는 가장 먼저 트랙에 도착해 달리기를 하는데 어느 순간 엔지니어, 피트 크루들도 함께 달리게 되고, 이를 통해 경기 시작 전부터 호홉이 맞춰진다. 소니 헤이스가 기존의 방식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해 ‘전투(combat)모드'를 전략으로 내세우자 모든 구성원이 ’전투 전투‘하며 구호를 외치며 팀의 기세를 올린다. 소니 헤이스는 각자의 역할로 0.1초 씩 단축하지고 제안하고 그들은 스스로 이 책임을 완수한다.

팀워크의 좋은 사례는 F1의 또 다른 승부처 '피트스탑'이다. APXGP팀은 타이어 4개를 동시에 교체하는 ‘피트스탑’에 걸리는 시간이 7초를 넘기기도 했는데, 이는 평균적으로 타 팀이 2초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한다면 엄청나게 낮은 수치였다. 여기에 20여명의 피트 크루가 동시다발적으로 팀워크를 발휘해 이것을 성사해 낸다. 기록에 의하면 실제 최단 시간은 1.82초이다. 과연 상상이 되는가?

기업 경영에서 전략과 팀워크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움직이는 한 몸이고, 어찌보면 같은 동전의 앞뒷면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전략분야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이클 포터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좋은 전략은 제대로 된 목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좋은 전략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목표는 월등한 수익률 즉 경쟁우위이다” 전략은 선택을 잘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모든 것은 차별화에 있다. 경쟁자와 다르고 독특해야 한다, 이는 말하기는 쉽지만 실현이 어렵다. 전략의 실현 방법은 리더십을 통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몰입의 팀워크이다. 리더십 연구의 구루 워렌 베니스는 “리더십이란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다”고 했는데, APXGP팀이 그것을 만들어 냈다.

영화의 대사에서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Hope is not a strategy)” 그리고 꼴찌에 대책이 없던 팀에서 탁월한 전략과 팀워크로 우승을 한 후 소니 헤이스가 천재 루키에게 “앞으로 팀의 드라이버는 당신이야” 하면서 완성된 팀을 남기고 떠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 속 이야기를 현실로 만든 것이 리더의 몫이 아닐까?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경영자 전문코치,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전공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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