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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기대 낮춰라" Vs "어쨌든 9월에 인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트럼프-푸틴 회담…BoA "교착이 기본 시나리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0분께 알래스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7년 만에 처음 만났습니다. 이들의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는 유가와 금값에 영향을 줄 것이고요. 또 합의에 실패하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중국, 인도 등)에 대한 2차 관세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스크바와 키이우 간 평화 협정 체결 움직임이 나타나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나고 미국이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경우, 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회담은 두 시간여 만에 끝났습니다. 양국 정상은 웃으며서 8분간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합의를 했다고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믿는다. 많은 점에 동의했으며, 많은 의제에 합의했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한 중요한 의제 몇 가지가 있다. 합의가 있기 전까지는 합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게 전화해서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건설적인 분위기였다. 우크라이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라며 "오늘 합의는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미국 간의 사업적이고 실용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2. 소비 괜찮지만, 물가는 불안
대신 투자자들은 아침부터 쏟아진 경제 데이터에 주목했습니다.
◆ 7월 소매판매
-소매판매(전월 대비) : 0.5% (예상 0.6%, 이전 0.9%)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 : 0.3% (예상 0.3%, 이전 0.8%)
-통제그룹 소매판매 : 0.5% (예상 0.4%, 이전 0.8%)
◆ 7월 수입물가
-수입물가(전월 대비) : 0.4% (예상 0.1%, 이전 -0.1%)
-석유 제외 수입물가(전월 대비): 0.3% (예상 0.1%, 이전 -0.2%)
ING는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외국이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데이터는 미국 수입업체들이 현재까지 관세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언젠가는 상품 소매 가격이 상승할 것임을 뜻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 7월 산업생산
-산업생산(전월 대비) : -0.1% (예상 0.0%, 이전 0.3%)
-제조업 생산: 0.0% (예상 0.0%, 이전 0.1%)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예상(0%)을 약간 밑돈 것입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BMO는 "미국 내 제조업 보호를 위한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은 아직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8월 예비치: 58.6 (예상 62.0; 이전 61.7)
-1년 기대 인플레이션: 4.9% (예상 4.4%; 이전 4.5%)
-5년 기대 인플레이션: 3.9% (예상 3.4%; 이전 3.4%)
3. 관세가 당장 인플레 부르지 않는 이유는
어제 7월 생산자물가(PPI)에서 도소매 유통 서비스(마진)가 2%나 뛴 데 이어 오늘 수입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0.4% 상승했습니다. 외국 수출업체들이 관세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고요. 도매 수준에서는 마진 확보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7월 소비자물가(CPI)에서는 관세의 영향을 받는 근원 상품 물가는 0.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아직 CPI에서 큰 상승세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것이죠.
찰스슈왑은 "관세가 한꺼번에 모든 제품에 적용된 것은 아니며 그래서 7월 PPI 보고서가 마지막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아닐 수 있다. 관세가 일회성으로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회성 영향은 아닐 것이다. 각 기업이 마진에서 얼마나 떠안을지, 얼마나 전가할지는 지속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7월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관세 효과가 우리 전망보다 더 느리고 길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더 낮고 더 늦게 나타나며, 목표치를 웃도는 기간이 2026년까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4. 잭슨홀, 파월의 선택은?
이처럼 관세가 물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고 또 데이터에 드러나는 과정은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는 제롬 파월 의장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잭슨홀 연설에 대해 월가는 다음과 같이 예상합니다.
◆바클레이즈
=최근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들어오는 데이터는 파월 의장의 최근 매파적 입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정도는 아니다. 매파적 FOMC 위원들도 입장을 바꿀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파월 의장이 신중한 금리 접근 방식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ING
=시장은 이미 9월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상적으로 Fed는 앞으로 나올 고용·물가 지표를 보고 정책을 유연하게 결정하고 싶어 한다. 지금 시장에 신호를 보내려면 미래 데이터를 추측해야 하는데, 파월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시장의 9월 금리 인하 확신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7월 인플레이션은 예상만큼 관세 압력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서비스 부문의 물가는 강세를 보였다. 시장은 9월에 전폭적인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이 8월 고용과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기다리면서 선택권을 유지하고 싶다면, 잭슨홀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반박할 가능성이 높다.
◆삭소뱅크
=9월 회의 전에 더 많은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이 갑자기 비둘기파로 돌아설 이유는 없다. 근본적으로, 이민 정책으로 노동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에 Fed는 일자리 증가 둔화에 대해 훨씬 덜 걱정할 수 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는 해고가 늘어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 데이터의 품질 문제도 있다. 종합적으로 Fed는 고용보다는 인플레이션에서 목표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5. 트럼프가 부른 반도체 하락
결국 주요 지수는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29% 내렸고요. 나스닥은 0.40% 떨어졌습니다. 반면 다우는 0.08% 강보합세로 마감했는데요. 다우를 구성하는 30개 지수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가 홀로 12% 가까이 뛴 덕분입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기업의 제품은 면제한다고 했었는데요. 르네상스매크로는 "지난주 발언을 들으면 상당한 면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세부 사항이 중요하다. 구리에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보도에 구릿값이 폭등했지만, 관세가 투입물이 아닌 산출물에만 적용된다는 발표로 혼란이 발생했다. 따라서 세부 사항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애팔루사는 인텔과 엔비디아, TSMC, 마이크론 등 반도체 회사 지분을 많이 사들였고요. 빌 애크먼의 퍼싱스퀘어는 아마존의 582만 주로 늘렸습니다.
일라이릴리는 2.46% 올랐는데요. 영국에서 비만치료제 가격을 최대 170%까지 인상한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약가에서 최혜국대우(MFN)를 압박하자, 미국 국내 가격을 낮추는 게 아니라 해외 가격을 높인 것이죠.
6. 골드만 "조정 확률 커져" vs 도이치 "금리 내리면 좋다"
CPI 발표 직후만 해도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것 같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랠리를 이끌어온 주요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첫 번째는 주로 AI 관련 기업들이 주도한 좋은 실적이고요. 두 번째는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입니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고 변동성은 완화됐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이번 주 14.5 아래로 내려가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증시 조정 사례를 분석해 S&P500 하락 확률을 계산했는데요. 현재 확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지난 4월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입니다. 골드만은 “최근 몇 주간 높은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지면서 주식 하락 위험을 키웠고, 여기에 고용 지표 악화로 인한 경기 사이클 모멘텀 약화도 더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 성장세는 여전히 약할 것으로 보는데요. 이는 Fed의 금리 인하를 촉발할 수도 있지만, 증시의 변동성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해서 골드만은 자산배분 전략을 “전술적으로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현금 비중은 높이고, 주식·회사채·채권에 대해서는 중립, 원자재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UBS는 투자자들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9월에 Fed의 금리 인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이 비용을 전가함에 따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주거비 인플레이션 둔화 및 소비자 반발로 관세 영향의 일부는 상쇄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Fed가 한 달 내로 완화 정책을 재개할 것으로 계속 믿고 있다. 국채 수익률은 올해 남은 기간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고, 투자자들은 현금 보유에 따른 수익률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초과 현금을 운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현금이 역사적으로 주식보다 수익률이 낮았다고 언급했습니다.
7. 잭슨홀+월마트 어닝 주목
다음 주 핵심은 역시 잭슨홀 회의입니다. 투자자들은 22일 아침 파월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면서 관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잭슨홀에서는 지난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20일 아침 11시), 미셸 보먼 부의장(19일 오후 2시)의 연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Fed는 20일 7월 FOMC 회의록도 공개하는데요. 월러 이사, 보먼 부의장 외에 금리 인하로 기운 발언이 얼마나 나왔는지 주목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