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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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펀드 '나홀로 마이너스'…외국인 자금도 유출세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던 인도 펀드가 나 홀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별 펀드 대부분이 미국발(發) 관세전쟁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수익률을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걷히면 인도 펀드에도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가입한 인도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7.63%로, 주요 국가별 펀드 중 가장 낮았다. 이 기간 일제히 플러스를 기록한 베트남 펀드(13.11%), 유럽 펀드(12.56%), 중국 펀드(10.18%), 일본 펀드(7.83%), 미국 펀드(2.66%) 등 다른 주요국 펀드와 대비되는 성적표다. 인도 펀드 설정액은 1조6885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435억원 감소했다. 주요 국가별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많이 줄었다.

한때 개인투자자 ‘톱픽’으로 꼽혔던 인도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진 건 한국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도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저평가된 다른 신흥국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자 관심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인도 니프티5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배로, 신흥국 평균(15배) 대비 높다. 미국 S&P500지수(2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나오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에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 인도 증시에선 외국인 자금이 85억6000만달러(약 11조8000억원)어치 순유출됐다. 2023년엔 214억달러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지난해(-7억5000만달러)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추세다.

반면 중국 펀드는 두 자릿수대 수익을 내며 자금을 모으고 있다. 기술주 열풍에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까지 결합되면서다. 중양후이진 등 중국 국부펀드가 직접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관세 충격에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 상승세에도 불이 붙었다. 아시아 국가 중 첫 번째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효과다. 지난 4월 미국이 46%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해 증시가 억눌려 있었는데 관세 불안이 해소되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베트남 증시가 FTSE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도식 적립식투자(SIP) 붐이 인 뒤 인도 내국인들이 외국인 투자자의 빈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며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 장기 투자 성격의 자금인 데다 규모도 커지고 있어 증시 하방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