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고용은 '뻥'…침체+빅컷 예상까지+"8월 원래 약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사라진 '25만8000개'의 일자리
아침 8시 30분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이 발표됐는데요. 월가가 예상하던 10만 개 안팎보다 낮은 7만3000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오늘 데이터가 발표되기 전 3개월 평균 고용 증가는 월 15만 개였습니다. 하지만 7월 예상보다 낮은 수치, 두 달간의 대폭 하향 조정으로 지난 3개월 평균 일자리는 월 3만5000개에 그칩니다. '노동시장은 괜찮다'라는 기존 내러티브는 무너졌습니다.
▶BMO는 "이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경착륙 위험을 강조한다. 신규 노동 수요는 확실히 감소했고, 관세 충격으로 인해 심각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민 정책 강화로 노동 공급이 감소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노동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실업률이 얼마나 빠르게 상승할지 주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9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B라일리웰스의 아트 호건 전략가는 "7월 고용보고서는 명백히 부진하며 무역과 관세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실업률을 유지하려면 매달 10만~15만 개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이민 감소로 인해 작년 15만~20만 개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오늘 나온 3개월 평균 고용 창출은 3만5000개로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가 나온 뒤 금리는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기준금리를 따르면 국채 2년물 수익률은 금세 20bp 안팎까지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노동시장 악화로 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강화된 데 따른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의 9월 인하 베팅은 어제 37%에서 오늘 80%까지 뛰었습니다. 또 최근 6일 연속 급등하던 달러도 꺾어졌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1% 이상 내렸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고문은 "8월 고용보고서가 7월과 비슷한 '하향 서프라이즈'를 보이면 Fed 논의는 '금리 동결이나 25bp 인하'에서 '25bp 혹은 50bp 인하'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도 "9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Fed가 필요로 하던 증거가 오늘 고용에서 나타났다. 남은 질문은 인하 폭이 어느 정도냐다. 월 일자리 증가 폭이 10만 명을 계속 밑돈다면 Fed가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고, 데이터에 따라 9월 50bp 인하도 가능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지난해 Fed는 7월 금리를 동결했다가 7월 고용(8만8000개), 8월 고용(7만1000개)이 연속으로 나쁘게 나오자 9월에 50bp를 인하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에릭 로즌그렌 저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실업률은 여전히 4.2%로 역사적으로 낮지만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2.8%로 여전히 목표보다 훨씬 높다. 다음 달 고용/인플레이션 보고서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잭슨홀 회의 전까지는 아무런 신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는 "9월부터 금리 인하는 기본 시나리오지만 논쟁이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9월 17일 회의까지 고용보고서가 한 건 더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오늘 고용 지표의 부진을 확인하거나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더욱이 두 건의 소비자물가(CPI)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인데, 관세 인상으로 예상보다 더 크게 상승하더라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용이 하향 수정되어 크게 나빠졌다는 통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때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이 숫자를 조작하고 있다며 해고했습니다.
오후에는 애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오는 8일 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쿠글러 이사는 개인사정으로 7월 FOMC에 불참했는데요. 원래 내년 1월이 임기 만료입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Fed 이사 한 명을 빨리 선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파월은 당장 금리를 대폭 내려야 한다. 만약 계속 거부하면 Fed 이사회는 통제권을 장악하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 PMI, 소비자심리도 나빠져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8~1.4% 급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런 뒤 하락 폭이 더 커졌습니다. 오전 10시 경제가 좋지 않다는 데이터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월 49.0→7월 48.0으로 떨어졌습니다. 월가는 49.5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미끄러진 것이죠. PMI는 50 이하면 위축 국면을 가리킵니다. 제조업 PMI는 7월까지 5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습니다.
ISM의 수잔 스펜스 조사위원장은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 채용보다 직원 관리가 일반적 관행이라고 답했다.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관세 문제는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의류 업체는 "관세 전쟁으로 인해 지치기 시작했다. 명확한 미래 전망은 전혀 없으며, 지금까지 막대하고 예상치 못한 비용 발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전자업체는 "관세로 인해 조달 전략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은 관망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화학 제품 업체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힘입어 전례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3. 7일 '상호관세 최대 41%' 발효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오후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거나 협상하지 않은 나라 등을 포함한 69개국에 대해 상호관세율을 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에는 10%를 적용하고, 나머지에는 15~41% 관세율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발효 시점을 오는 7일 0시 1분으로 늦췄습니다.
캐나다에는 35%, 대만에는 20%가 적용됐고요. 스위스에는 39%를 매겼습니다. 인도에는 25%, 남아공에는 30%를 통보했고요.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가 5, 6월 고용을 무너뜨린 것으로 오늘 드러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통보한 상호관세는 4월 2일 수준은 아니더라도 미국의 실효 관세율을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RBC도 미국이 평균 관세율이 약 18%로 높아진 것으로 추산하고요. 이로 인해 관세 수입이 연간 4500억 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2024년 770억 달러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입니다.
물론 일부 전문가는 낙관적입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율이 30%까지 오르지 않는 한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4. 갑자기 불거진 러시아 핵 긴장
러시아와 긴장도 갑자기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8일부터 관세 100%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한 나라에 대해서도 2차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이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조건이 "분명히 똑같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점령한 땅을 통째로 내놓고, 우크라이나가 영구적으로 나토에 가입 못한다는 요구를 수용하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전날까지 이틀에 걸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을 가해 31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옛 소련의 핵 공격 시스템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면서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적의 공격으로 러시아 지도부가 무너졌을 경우 핵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5. 아마존 8% 폭락+애플도 하락 전환
아마존은 아침부터 급락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장을 더 짓눌렀습니다. 주가는 결국 8.27% 폭락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3% 증가했고, 주당순이익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17.5% 성장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했는데요. 20%를 넘을 것이란 일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는 2분기 39%, 구글 클라우드는 32% 성장했지요. 게다가 AWS 영업이익률은 32.9%에 그쳐 전 분기의 39.5%, 1년 전의 35.5%에 비해 뚝 떨어졌습니다.
6. 계절성 나쁜 8월 첫날, 큰 폭 하락
결국,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1.60%, 나스닥은 2.24%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고요. 다우는 1.23% 내렸습니다.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크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시장이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즉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라고 믿어왔는데, 이제는 소화불량이 올 수 있다. 우리는 위험 자산의 초과 수익 기간은 끝났다고 본다. 그동안 완전히 시장에서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던 거시경제 위험이 다시 정상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거시적 위험 완화 흐름 속에서 뉴욕 증시가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와 밸류에이션 확장의 수혜를 입었지만, 기초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았거나 애초에 그런 게 없었던 자산들은 하방 위험이 커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8. 관세 협상+서비스 PMI+AMD 우버 어닝
다음주에는 7일 상호관세 발효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협상 소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관세와 2차 관세가 발효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닝시즌은 괜찮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66%가 2분기 실적을 보고한 가운데 이 중 82%가 월가 추정치 이상의 주당순이익(EPS)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8%와 10년 평균 75%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컨센서스보다 8.0% 높은 이익을 공개했는데요. 이는 5년 평균 9.1%보다 낮지만 10년 평균 6.9%보다 높습니다. 팩트셋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보고하지 않은 기업의 예상 실적까지 합산한 혼합 이익 증가율은 현재 10.3% 증가로 지난주 말 6.5%, 2분기 말(6월 30일) 4.9%에 비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