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거대한 직사각형 구조의 건물로 가운데 두 윙이 건물을 가로지르고 있으며, 지하 1층을 포함해 총 6개의 층으로 구성되어있다. 1903년 오픈 당시 약 4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근무했고, 자가 전력 발전에 구내식당과 자전거 보관소까지 있는 상당한 기술과 복지를 자랑하는 건물이었다. 1938년에는 지하층은 전쟁 중 공습 대피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1980년대 초반에 다수의 소장품이 이곳 블라이스 하우스로 옮겨졌고, 세 박물관은 소장품들을 용도 혹은 종류에 따라 분류하여 보관하기 시작했다. 영국박물관은 150만 점 이상, 과학박물관은 33만 점, 그리고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은 25만 점의 소장품과 35만 권의 아카이빙 자료를 보관했다.
영국의 박물관들은 여러 번의 증축과 보수를 통해 공간을 늘려왔지만 대부분 오래전에 지어졌기 때문에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집한 모든 소장품을 한 곳에 보관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본 박물관의 공간 외에도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곳에 수장고를 새로 짓거나 다른 시설을 빌려 외부 수장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기 전 저축은행 건물로 쓰였던 시기에 블라이스 하우스는 다량의 실물 화폐와 문서, 계좌 등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대한 양의 소장품들을 보관하기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또한 두 대의 직원용 승강기와 한 대의 대형 화물 승강기가 구비되어 있었기에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다양하게 분류하여 보관하고 운반하는 데에 용이하였다.
[좌측부터] 영국박물관의 BM_ARC / 사진 출처. 영국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과학박물관의 Science + Innovation Park /사진 출처. 과학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의 V&A East Storehouse / 사진 출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과학박물관은 잉글랜드 남부 윌셔 주의 로우튼이라는 곳에 있는 과거 영국 공군 기지를 보수 및 개조하여 새로운 개방형 수장고인 ‘Science + Innovation Park’를 오픈했다. 영국박물관은 영국 남부 레딩 근처에 영국 박물관 고고학 리서치 컬렉션을 새로 지어 모든 소장품을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은 런던 동북부에 위치한 스트랏포드 올림픽 파크 내 이스트 스토어 하우스로 소장품을 모두 이동시켰다. 이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미디어 센터로 운영된 건물로 지난 5월 개방형 수장고로 개관했다.
이처럼, 약 10년의 기간 동안 세 박물관의 소장품은 각각 새로운 수장고로 이동을 마쳤고, 블라이스 하우스에는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블라이스 하우스의 새 역사를 쓸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유서 깊은 이 건물이 어떤 용도로 그 역할을 하게 될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