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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 TV+ 10부작 코미디 <두 번째 스윙>
가슴은 따뜻해지지만...골프 팬에겐 아쉬울 골프 드라마
스포츠 코미디 명작 <테드 래소>와 자꾸 비교 당하는 이유는?
익숙하고 편안한 코미디... 스포츠 서사와 묘사는 다소 피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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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 재능의 철부지와 그를 다듬는 코치. 애플 TV+의 10부작 코미디 시리즈 <두 번째 스윙(Stick)>은 꽤 익숙한 스포츠 영화의 틀을 갖고 있다. 적당히 어리석으면서도 인간미를 갖춘 중년 남자, 그러면서도 소년처럼 돌진하는 프라이스의 캐릭터는 오언 윌슨과 잘 어울린다. <로얄 테넌바움>(2001), <미드나잇 인 파리>(2011) 드라마 <로키>(2021) 등으로 꾸준히 관객을 만나온 그는 <두 번째 스윙>의 총괄 프로듀서도 맡았다.
다음 주 마지막 편 공개를 앞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두 번째 스윙>이 첫선을 보일 때 시청자들의 기대는 컸다. 애플TV+는 최근작 <더 스튜디오>뿐 아니라 <맵다 매워! 지미의 상담소>(2023), <테드 래소>(2020)까지 좋은 코미디를 선보여온 곳 아닌가. 이들 모두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제각각 다른 이유로 무너져내리고 있는 중년 남성을 다룬다는 공통점 외에도) 빛나는 유머, 개성 있는 캐릭터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야기의 출발은 빠르고 산뜻하다. 프라이스는 이혼한 아내의 집에 얹혀살다가 쫓겨날 판이고, 골프 선수라는 커리어를 다시 살릴 길은 없어 보인다. 소년 산티의 숨겨진 ‘장타’ 실력은 그에게 유일한 희망이다. 프라이스는 아마추어 대회마다 산티를 출전시켜 상금뿐 아니라 코치로서의 명성까지 쌓고자 한다.
<두 번째 스윙>은 서로 다른 인물들이 충돌하고 화해하는 순간들을 성실하게 따라간다. 유약하지만 저항적인 사춘기 남자아이 산티는 남모를 상처를 갖고 있고, 이는 프라이스도 마찬가지다. 농담과 수다로 감추고 있던 내면의 아픔은 천천히 드러난다. 중후반의 드라마는 이들이 흉내 내던 아빠와 아들 관계가 어떻게 진실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이 진실성이 골프장의 승부로 증명되길 원한다. 되도록 멋지고 짜릿하게. 카레이싱 영화의 수작 <포드 V 페라리>(2019)의 작가이기도 한 제이슨 켈러도 <두 번째 스윙>을 제작하면서 이 고민을 했을 것이다. 땀범벅으로 온몸을 날리는 축구 선수의 모습이나, 속도에 목숨을 거는 카레이싱 장면 대신 골프 드라마는 무엇을 내세워야 할까. 그린 위를 쭉쭉 날아가는 골프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뭔가가 더 필요하다.
어쨌든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는 경기장에서 터져야 한다. <테드 래소>의 매 시즌이 축구장의 명승부(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로 마무리되고, 아무리 하찮은 인물들도 잔디밭 위에선 뚜렷한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것처럼. 이에 비해 <두 번째 스윙>의 골프장 씬들은 다소 피상적으로 흘러가고, 극적인 장면은 부족하다.
선수로서의 산티에 대한 묘사부터 그러했다. 힘과 패기가 대단하며, 다들 고개를 젓는 난관 앞에서 변칙적인 코스로 돌파할 줄 아는 선수. 이 부분은 아주 솔직히 말해 코미디 영화 <해피 길모어>(1996)가 떠올랐다. 애덤 샌들러가 맡은 주인공은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진 아이스하키 선수로, 골프공을 멀리멀리 출장 보내는(?) 실력은 확실하지만, 코치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골프에 대한 애정이 깊은 시청자들에겐 아쉬울 것이다. 실제 골프 팬들은 산티의 경기장 샷이 형편없다거나, 경기 라운드 중간에 산티가 긴 일탈을 하는 장면을 두고 ‘실제로 그랬다면 실격됐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1화 프롤로그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던, 골프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은 아직 실감하기 부족하다. 물론 마지막 편을 위해 꽁꽁 숨겨놨을 수도 있다.
이는 새로운 세대를 대하는 어른들의 지혜일까, 아니면 또 다른 변칙적인 플레이일까. 이는 <두 번째 스윙>의 신선한 질문이 될 뻔했지만,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고 흐지부지해버려 아쉽다. ‘부자 백인 남성들의 스포츠’라며 골프를 비하하던 제로가, 산티의 출전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장면 또한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김유미 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