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바닥 친 2분기 실적 시즌…'진짜 변수' 다섯 가지 [빈난새의 빈틈없이월가]
15일(현지시간) JP모건과 씨티그룹, 블랙록 등 미국 대형 은행·금융사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 막을 올립니다.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격화한 무역 전쟁 드라마가 기업 마진에 과연 영향을 미쳤을지, 미쳤다면 어느 정도일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첫 분기입니다.
사실 미국 실적 시즌엔 어닝 서프라이즈가 오히려 통상적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42개 분기 중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세 번에 불과했습니다.
이번에도 2분기 실적 자체는 바닥을 친 예상치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이미 지나간 실적보다 앞으로의 전망에 더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1분기엔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아예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이번엔 어떤 가이던스를 내놓을지 △새로운 고율 관세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감세 패키지, 이른바 'One Big Beautiful Bill(OBBB·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등에 대해 기업들이 어떤 코멘트를 내놓을지가 더 큰 관심사가 되겠지요.
가령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총 3조4000억 달러 규모의 OBBB이 기술·커뮤니케이션서비스·헬스케어·에너지 등 여러 섹터 기업들의 현금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낙관적인 가이던스를 예상했습니다. 이런 전망이 기업 경영진의 실제 코멘트로 확인된다면 주식시장엔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좀더 구체적으로 이번 실적 시즌에서 눈여겨 봐야 할 다섯 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었습니다. 첫째, 기업들의 마진 상승세가 유지됐는지 여부입니다.
반대로 이런 예상과 달리 2분기 중 총매출이익률이 하락한다면 관세가 실제 기업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시차를 두고 고용을 줄이는 거시 경제 충격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소형주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소형주 지수인 S&P 600의 경우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이 작년 4분기 67.3%에서 지난 1분기 65.7%로 하락했는데요. 이번에 또 하락한다면 소형주의 기초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대형주 위주 랠리의 취약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셋째,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가 추가 하향될지 여부입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올 3·4분기 S&P 500 기업의 분기별 EPS 성장률은 각각 13%에 육박합니다. 연초엔 20%였던 데 비해선 낮아졌지만, 인플레이션이나 실업 지표 등 현재 거시 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게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지적입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업들이 하반기 전망을 더 낮출 경우 시장의 기대도 추가 하향 조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올 2분기부터 향후 1년간 EPS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시장은 다시 그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기술주 중심의 매그니피선트 7 대비 관세 압력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나머지 493개 기업의 미래 실적 추정치가 더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결국 나머지 기업들의 성장세 회복이 미미한 상황에서 전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매그니피선트 7의 실적 주도권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이미 소수 대형주와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하면서 좁은 시장 상승폭(breadth)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분기에 기업들이 내놓을 향후 가이던스에 따라 이런 전망이 현실화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미국 기업들의 EPS 성장률에 구조적인 둔화가 나타날지 여부입니다. 다시 말해 기업 이익 성장률 모멘텀이 중단기적으로 정체 구간에 갇힐 수 있다는 겁니다. 올 1분기 기준 미국 S&P 500 기업들의 직전 4분기 누적 GAAP EPS 성장률은 13.2%였습니다. 내년 1분기는 13.8%로 예상됩니다.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성장률 모멘텀은 이미 정체 구간에 들어섰다는 게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지적입니다. 향후 하반기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된다면 이익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증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관세 불확실성과 여러 지정학 리스크에도 신고가 부근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2분기 실적 시즌은 과연 이런 증시에 훈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판단하는 데 참고해볼 만합니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