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협상론에 폭등…쫓기는 트럼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중국과 대화 분위기?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오름폭이 확대됐습니다. 주가가 오른 데에는 기술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조그마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① 트럼프는 희생양 찾는 것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공격에도 월가는 실제 해임보다는 '희생양 찾기'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BCA리서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그대로 두는 게 채권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동시에 정치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해임은 법적으로 어렵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위험이 있으며, 파월의 존재는 무역 분쟁으로 인한 성장 둔화에 대해 편리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트럼프는 무역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해 Fed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며, Fed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이 기관의 정통성을 박탈하겠다고 온 나라에 통보한 것"이라고 썼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회담한 뒤 "무역협상의 기준 조건을 공식적으로 확정했다. 이것은 최종 합의를 향한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상에 합의한 것은 아니고요. 협상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협상운영세칙(TOR·Terms of Reference)에 합의한 것입니다.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이 이번 주 워싱턴에서 베센트 장관과 다시 협상하는데요. 그는 환율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는 "엔화가 주요 논의 주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은 큰 합의를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썼습니다. 마침 엔·달러 환율은 오늘 139엔대까지 낮아져 작년 9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140엔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하순만 해도 150엔을 넘었었지요.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관세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지만요. 그래도 크게 떨어뜨리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었습니다.
3M은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과 함께 2025년 이익 가이던스를 유지했습니다. "관세는 역풍이 될 것이지만, 새 정책을 이해하고 대응 계획을 만들 때까지는 유지하는 게 신중할 것"이라는 겁니다.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7.60~7.90달러로 유지하면서 '관세 영향 민감도'로 인해 20~40센트까지 영향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RTX는 8억5000만 달러의 재정적 타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 킴벌리클라크는 "세계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로 인해 비용이 3억 달러 추가되리라 예측했습니다.
④ 일본 ‘셀 아메리카’ 아니다?
최근 미 국채 가격과 달러가 동시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해외 투자자가 미국 자산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관측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일본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는데요.
일본 재무성이 2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본의 은행 연기금 등이 4월 첫 주(~5일)에 175억 달러, 둘째 주(~12일) 36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장기 채권을 매도했습니다. 대부분 미 국채겠죠. 일본은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총 1조1000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2주간 매도 규모는 211억 달러로, 지난 200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스테판 앙그릭 이코노미스트는 FT 인터뷰에서 "매도 물량이 언뜻 많아 보이긴 하나 채권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별것 아니다. 미국 국채 시장 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1조 달러에 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⑤ 기술적 반등+CTA 펀드 매수
바이탈날리지는 아침에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이유로 어제 S&P500 지수가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5100을 지키면서 기술적 뒷받침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CTA펀드 등 퀀트 펀드의 주식 보유량이 과거 매수로 전환될 수준만큼 떨어진 만큼 이번 주부터 이 펀드들의 매수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은 "CTA 펀드는 향후 한 달 동안 모든 시장 상황에서 매수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2. 베센트 "중국 긴장 완화될 것"
오후 12시께 뉴욕 증시는 갑자기 점프했습니다. 블룸버그에서 "베센트 장관이 오늘 JP모건이 워싱턴에서 주최한 비공개 투자자 모임에서 중국과의 관세 갈등은 양측 모두 지속할 수 없으며,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진 뒤 S&P500 지수는 최대 2.9%까지 상승했습니다. "아침부터 주가가 크게 오른 게 비공개 모임에서 베센트 발언을 들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산 게 아니냐"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3. 협상 서두르는 미국?
베센트가 밝혔듯, 중국과의 협상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중국과의 잠재적 무역 협정과 관련해 매우 잘하고 있다'(the US was “doing very well)라고 말했다"라고 했지만, 실제 트럼프와 시진핑 주석 사이에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습니다. 대신 "합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라고만 덧붙였습니다.크로스마크인베스트먼트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전략가는 베센트가 중국과의 갈등은 지속할 수 없다고 했지만 "중기적 또는 장기적으로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폭스비즈니스뉴스는 "베센트 장관은 인도, 한국, 일본, 호주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합의는 임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센트의 유출된 발언은 중요하지 않다. 베센트와 가까운 인사들은 중국과 진전되고 있다는 보도를 축소하고 있으며, 긴장 완화는 중국의 협상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무역협상 관련해 어떤 진전이 나와도 '목마른'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미국의 상품 무역 적자가 2024년 1조2000억 달러인데, 어제 중시에서 감소한 시가총액이 1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백악관이 무역 협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기업 의사 결정을 저해하고 자산 가격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면서 "무역 협정은 이런 모습일 것이라고 보여주는 합의가 한두 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런 틀을 보고 기업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 경기 둔화에 급해졌나?
미국이 협상에 서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보다 더 급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 파월을 공격하면서 "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가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한 경제 성장은 둔화할 수 있다"라고 적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장 마감 뒤 기자들과 만나 파월 해임 의향에 대해 "전혀 없다. 그가 금리 인하 아이디어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언론이 마음대로 쓴다”라고 언론을 탓했습니다. 또 중국과 관련 '강경 대응할 것이냐'라고 묻자 "아니다. 나는 매우 친절할 것이다. 그들은 딜을 해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중 관세율과 관련, "145%는 매우 높다. (협상시 관세율이) 그 정도 높게 있지는 않을 것이며 그것은 매우 상당히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제로(0%)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5. 이어지는 경기 둔화 or 침체 예측
관세로 인해 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예측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6. 불안한 국채 경매
채권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치러진 미 국채 2년물 경매(690억 달러)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도 부정적이었습니다. 발행금리는 3.795%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3.789%에 비해 0.6bp 높게 형성됐습니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기 국채인데도 말이죠. 응찰률이 2.52배로 최근 6회 평균 2.65배보다 낮았고, 특히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수요가 56.2%로 최근 6회 평균 73%에 크게 미달했습니다.
7. 관세 정점 지났다 vs 바닥은 아직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2.51% 올랐고요. 나스닥은 2.71%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2.66% 올랐고요. 어제 하락했던 것을 그대로 되돌렸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금요일 5282로 마감했다가 어제는 5158로 떨어졌었는데요. 오늘 다시 5287을 기록했습니다.
알파인매크로는 "관세 대치가 정점에 달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관세 갈등이 정점에 달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경제·금융 여파를 피하고자 최악의 정책들이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겁니다. 알파인매크로는 ”이미 최악의 결과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위험 자산에 대해 투자자들은 최소한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UBS는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UBS는 "관세 불확실성의 정점은 지났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기업 이익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현재로서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예외주의가 약화함에 따라 밸류에이션 또한 더 낮아질 것이다. 시장은 3분기 초 바닥을 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8. 머스크 "5월부터 테슬라 집중"
장 마감 뒤 테슬라는 1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매출, 이익 모두 월가 기대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0.27달러 (예상: 0.43달러)
▶영업이익: 3억9900만 달러 (예상: 11억3000만 달러)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6억6400만 달러 (예상: 10억 8000만 달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했는데요. 자동차 매출이 20% 급감한 탓입니다. 테슬라는 모델 Y의 페이스리프트 생산을 위해 4개 공장의 생산 라인을 바꿔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평균판매가격(ASP)이 낮아지고 판매 인센티브를 높인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순이익은 71% 감소한 4억9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친환경 크레딧(5억9500만 달러)이 없었다면 적자를 냈을 것입니다. 1분기 자본 지출은 14억 9천만 달러로 감소했는데 이는 1년 전(27억7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래서 잉여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유지한 것이죠. 테슬라는 올해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고 "2분기 업데이트에서 2025년 가이던스를 재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관세와 관련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가 자동차 및 에너지 공급망, 비용 구조, 내구재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는 자동차 사업보다 에너지 사업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8. 금값은 정점?
새벽에 온스당 3500달러의 신기록을 세웠던 금값은 1%가량 떨어진 3390달러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일부에서는 단기 과매수, 계절성 악화 등을 들어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금 강세론자인 데니스 가트먼은 "금 랠리가 '거품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펀더멘털 차원이나 기술적으로 더는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기관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의 5%로 제시했던 금 포지션을 축소하라고 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금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79를 돌파했는데요. 통상 70을 넘으면 상승세가 잠시 멈출 수 있다는 기술적 신호입니다. 계절적으로도 5, 6월은 금에게 좋지 않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