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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상호관세, 증시 바닥 찍는 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경제 성장 우려가 커진 가운데 17일(미 동부시간) 미국의 2월 소매판매 데이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내일 엔비디아 GTC 콘퍼런스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dl "중국 시진핑 주석이 온다"라면서 미중 무역 합의에 대한 희망도 살아났습니다. 뉴욕 증시는 반등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바닥을 쳤는지 확신 수준은 낮습니다. 관세 불확실성이 워낙 크죠. 팩트셋은 "다가올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가 단기적으로 가장 큰 오버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월가 일부에선 4월 2일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각국과의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란 얘기죠. 정말 그럴까요?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 안팎의 소폭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장 내내 -0.5~+0.5% 사이를 오르내렸습니다. 몇 가지 뉴스가 영향을 줬습니다.
1. 약한 경제 데이터
▶뉴욕 연방은행(Fed)이 발표한 3월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는 2월 5.7→3월 -20으로 급락했습니다. 예상(-1.9)보다도 나빴고요. 세부적으로 신규 주문(-14.9), 고용(-4.1), 출하(-8.5)는 크게 둔화했지만 지불 가격(44.9)은 치솟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나빴지만, 지역 제조업 조사는 원래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2. 베센트 "침체 없다고 보장 못 해"
주말 사이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NBC 뉴스에 나와 '경기 침체가 없다고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장할 수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일주일 전 시장에 충격을 줬던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같았죠. 베센트 장관은 또 "증시 조정은 건강한 것이고, 정상적이다. 건강하지 않은 것은 직선으로 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시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좋은 세금 정책, 규제 완화, 에너지 안보를 도입한다면 시장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몇 년간의 막대한 정부 지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금융 위기'를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바이든 정부 때 지출을 그대로 놔뒀다면) 금융 위기를 겪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런 지출 수준을 유지했다면 모든 것이 지속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재설정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길로 바꾸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3. 미 성장률 2.4→2.2% 하향
베센트는 "걱정하지 않는다"지만 뉴욕 증시가 계속 흔들린다면 이것만으로도 미국 경제 성장의 두 엔진인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가 더 약화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의 가브리엘 초도로프-라이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경우 주가가 20% 하락하면 경제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에서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과 세계 경제 성장률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OECD는 올해 미국 GDP 성장률 추정치를 2.4%→2.2%로, 내년엔 2.1%→1.6%로 크게 낮췄습니다.
4. 해외 주식 사라?
미국 경제·증시 전망이 약해지다 보니 투자자들이 해외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계속해서 미국 주식을 팔고 현금과 해외 주식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버크셔는 이토추, 스미토모,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등 일본 상사 지분을 추가로 매수했다고 신고했습니다. 버핏은 2019년 7월 처음 이들 주식을 매입했지요. 배런스는 "투자자들은 버크셔의 움직임을 해외 증시에서 쇼핑하기에 좋은 시기일 수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5. 트럼프 "시 주석 온다"
보합권을 오르내리던 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오후 1시가 넘어서입니다. 커다란 계기는 없었습니다.
백악관에서는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긍정적 멘트가 나왔습니다. 내일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통화가 예정된 가운데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 평화에서 '10야드(9.1m) 라인'에 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식축구에 비유하면 '터치다운' 직전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레빗 대변인은 그러면서 상호관세 얘기를 꺼냈습니다. "4월 2일은 이 나라에 '중요한 날'(big day)"이라며 "대통령이 말한 대로 상호관세가 발효될 것"이라는 겁니다.
6. 저가 매수 vs 관세 불확실성 여전
월가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0% 떨어졌을 때 사라는 주장과 관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망해야 한다는 관측이 맞서고 있는 것이죠.
도이치뱅크는 "관세 불확실성이 적어도 4월 2일까지 지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매도세가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투자자의 높은 주식 포지셔닝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S&P500 지수는 52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때 내려간 주가 바닥 수준과 흡사합니다. 빙키 차다 전략가는 "트럼프 풋"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저히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소비자 신뢰 수준과 비교할 때, 현재 지지율은 높은 편이다. 아는 하락 여지가 충분하고, 마이너스 성장 또는 인플레이션이 주가 하락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을 고려하기 시작하기 전에 순 지지율이 적어도 -5%로 상당히 부정적으로 돌아서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도이치뱅크는 여전히 연말 목표인 7000을 유지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가지수는 2022년 이후 가장 과매도 상태이며, 투자 심리 및 포지셔닝 지표가 상당히 완화되었다. 또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3월 하반기에는 기업 이익과 주가 전망 측면에서 개선이 예상된다. 최근 달러 약세는 1분기 어닝시즌 및 2분기 가이던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금리 하락은 경제 데이터에서 상승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S&P500 지수 5500선이 주요 지지선 역할을 하며, 주로 저품질(high-beta) 종목들이 주도하는 단기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도 "랠리가 지속하여 더 견고한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해선 ‘아마 아닐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기술적 관점에서 주요 지수들은 상당한 손상을 입었으며, 이를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UBS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는 "트럼프는 4월 1일 무역 관련 보고서를 받은 후, 2일 상호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게임 이론(game theory)을 통해 보면 최악의 결과는 보복 관세(Tit-for-Tat Tariffs)가 확대되어 전면 무역전쟁(full-blown trade war)으로 번지는 것이다. 하지만 최상의 결과는 각국이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 : 상대국 전략을 고려했을 때 더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을 찾는 것이다.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한 트럼프의 최적 전략은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이후 협상을 통해 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으며,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있더라도 기업과 소비자가 이에 맞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 트럼프는 관세를 조정하면서 상대국 양보를 끌어냈다면서 정치적 승리를 선언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결론적으로 아직 저가매수를 강하게 부를 확신은 부족하지만, 관세 협상 및 일부 철회 가능성은 향후 랠리 재개를 위한 긍정적 촉매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를 불확실성 해소로 봐야 한다는 얘기는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가 먼저 했는데요. 그는 "향후 3주 안에 무역 협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중국, 유럽, 캐나다, 멕시코 시장이 미국보다 더 좋은 성과를 보이는데, 이는 무역 문제 해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야데니리서치도 "시장이 더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행동으로 놀라지 않을 때 증시 바닥을 부르겠다. 시장은 4월 이후에 바닥을 칠 수도 있는데, 트럼프가 세계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이것이 관세 인하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7. 테슬라 "안전띠 매라"
트럼프의 "시 주석 협상하러 온다"라는 발언과 이런 희망이 합쳐지면서 오늘 증시가 올랐을 수 있습니다. 오후 4시 S&P500 지수는 0.65%, 다우는 0.85%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눈에 띄는 부진 속에 0.31% 반등하는 데 그쳤습니다.
중국 바이두는 9% 상승했습니다. 'Ernie X1'이라는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했는데요. 이 모델의 성능은 딥시크의 오픈소스 AI 모델과 같지만 비용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