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터미술관 전경.
우스터미술관 전경.
우스터미술관은 클로드 모네가 그린 ‘수련’의 가치를 미국 최초로 알아본 미술관이다.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 특별전에 나온 1908년작 수련은 우스터미술관이 1910년 구입한 작품이다. 당시에도 수련은 개인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미술관들은 좀처럼 작품을 사지 않았다. 작품을 혹평하는 비평가들이 적잖았기에, 시간이 흘러 작품의 가치가 입증됐을 때 사도 늦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이 때 우스터미술관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1910년 미국 미술관 최초로 수련을 구입한 것. 필립 J. 젠트너 당시 우스터미술관장이 1910년 6월 21일 파리의 뒤랑 뤼엘 갤러리에 보낸 전보 기록에는 긴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미술관 이사회가 구입을 승인했습니다. 이사회에 실제 작품을 보여주기도 전에 구매가 결정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당시 구매 가격은 3500프랑(현재 가치 약 9400만원). 현재 비슷한 연작은 수백억원 대에 거래된다. 우스터미술관의 과감한 투자가 빛을 본 것이다.
모네의 갤러리였던 뒤랑뤼엘 갤러리와 우스터미술관이 주고받은 전보.
모네의 갤러리였던 뒤랑뤼엘 갤러리와 우스터미술관이 주고받은 전보.
우스터미술관은 1898년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시에 들어선 미술관이다. 변호사이자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던 스티븐 솔즈베리 3세(1835~1905)가 세웠다. 적극적인 수집으로 고대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시대와 지역을 망라하는 4만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컬렉션이 인상주의 작품들이다.

지금도 우스터미술관은 인상주의 작품과 이에 영향을 받은 미국 화가들의 작품 컬렉션을 늘려가고 있다. 클레어 휘트너 큐레이터는 “우스터미술관은 파리에서 태어난 인상주의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미술관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