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블랙핑크,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 K팝 아티스트의 해외 콘서트가 큰 성과를 거두면서 문화예술 분야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BTS·블랙핑크가 '수출전사'…지재권 수지 역대 최대 흑자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3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022년 11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21년 기록한 역대 최대 흑자(1억6000만달러)도 넘어섰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중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 거래 현황을 따로 모아 산출한 경제 지표다. 지식재산권의 대가를 받으면 수출, 대가를 지급하면 수입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 지식재산권 흑자를 이끈 일등공신은 저작권 수지다. 지난해 저작권 수지는 22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년(17억4000만달러)보다 27% 증가했다. 저작권 가운데 문화예술저작권 흑자가 역대 가장 많은 11억달러로 집계됐다. 연구개발·소프트웨어(SW) 저작권은 11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은 K팝 아티스트들이 월드투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문화예술저작권 수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문화예술저작권 중 음악 및 영상 분야에서만 9억5000만달러 흑자를 거뒀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콘텐츠산업 세액공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2020년 1억7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한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도 2021년 4억1000만달러, 2022년 8억8000만달러 등으로 커지고 있다. 산업재산권 수지에선 큰 폭의 적자가 지속됐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수지는 11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2022년 6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해외 라이선스 의류와 잡화 브랜드의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