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주주제안 찬성표 26% 그쳐
사외이사 이상무·이혁 재선임…이사회안 통과
다올증권 주총서 이병철 회장 '완승'…2대주주 제안 모두 부결(종합)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제시한 주주제안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15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다올투자증권의 제4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대표가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이 결의요건 미달로 부결됐다.

앞서 김 대표는 ▲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배당에서 제외하는 차등적 현금배당 ▲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신설 ▲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확충 ▲ 자회사 매각에 대한 주총 보고 ▲ 이사의 수 및 임기 변경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냈다.

2-1호안인 권고적 주주제안은 사전 및 현장 투표에 참여한 전체 출석 의결권 주식 중 26%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치며 부결됐다.

이에 차등적 현금 배당과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보고와 결의 안건도 자동으로 폐기됐다.

아울러 감사위원이 아닌 이사의 보수한도를 기존 100억원에서 38억원으로 삭감하는 안건과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퇴직금 지급률을 4배에서 3배로 낮추는 안도 결의 요건 미달로 부결됐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김 대표 측 안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이사회 안대로 감사위원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에 이상무 이사가 재선임됐으며 이혁 이사가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사내이사로는 김형남 이사가 재선임됐으며 전수광 경영지원본부장이 신규로 선임됐다.

김 대표 측은 실적 악화 기간 재임했던 이사진을 그대로 선임하는 데 의문을 표했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은 "회사 감시 등 이사 역할을 열심히 했기에 다른 이슈라 생각한다"며 "개인별 자격이나 요건, 활동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충분히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4% 넘게 보유한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중원미디어가 다올투자증권 측에 의결권을 위임하면서 이병철 회장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올증권 주총서 이병철 회장 '완승'…2대주주 제안 모두 부결(종합)
다올투자증권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주주총회는 2대주주의 주주제안 안건이 다수 상정돼 관심을 모았으나 2대주주의 주주제안은 다른 행동주의펀드와 달리 소액주주의 이익 또는 회사의 가치보다 경영참여 확대를 위한 개인적 목적과 연관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건은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대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참여를 위한 개인적 목적과는 관계없이 모든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가치 향상을 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주주총회에서 소액 주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대부분의 안건이 예상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됐다"며 "많은 주주들과 소통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욱 많은 주주들과 소통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창구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폭락하자 집중적으로 회사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어 9월에는 회사 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하겠다며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해 공시했다.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 후에는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손실 심화 등에 대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이병철 회장 보수 삭감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주주행동주의 플랫폼인 '비사이드코리아'를 통해 소액 주주들에게 의결권 전자위임을 독려했으며, 주주총회의 소집절차 및 결의방법의 적법성을 조사하는 검사인 선임을 법원에 신청해 인용되기도 했다.

한편 김 대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회피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의 지분 매입 과정에서 친인척 등 특별관계자와 지분을 10% 이하씩 나눠 보유하는 방식으로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본인이 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10% 넘게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