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의사를 밝힌 뒤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의사를 밝힌 뒤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걸러내기 공천에 반발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공천 파동에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던 고민정 의원도 13일 만에 최고위에 복귀했다. 민주당 인사들이 공천과 관련된 갈등을 잠시 내려놓고 총선 승리를 위해 결집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그는 “친명(친이재명)이니, 친문(친문재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당원들 스스로 내 버리자”며 “선거가 눈앞에 온 만큼 모든 것을 떨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21일 정세균 전 총리와 함께 “시스템 공천과 민주적 원칙,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친명계 중심의 총선 공천을 비판한 바 있다.

임 전 실장도 자신의 SNS에 “이제부터는 친명도 비명도 없다. 모두가 아픔을 뒤로 하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며 “저는 민주당 후보를 한 명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당 지도부가 제안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에 대한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한 지 12일 만이다. 임 전 실장 컷오프를 반대한 고 의원도 이날 최고위에 참석해 “지금은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는 것보다 우선시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김 전 총리 등의 반감은 여전하지만 민주당에서 계속 정치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당을 돕지 않으면 이후에도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며 “치욕을 견디고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총리의 합류로 민주당은 12일 선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일단 이 대표와 김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가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선대위원으로는 홍익표 원내대표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공영운 후보, 황정아 후보, 이소영 의원, 김용민 의원 등이 참여한다.

배성수/원종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