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발달·인건비 경감·재테크 수요 '삼박자'
'특정 시간대 무인' 하이브리드 점포도 등장
청소년 절도·주취자 난동도

무인점포가 아이스크림·과자 할인점 등에서 시작해 카페·반찬·디저트 가게를 거쳐 프린트 카페·반려 용품점·옷 가게 등으로 '무한증식' 중이다.

무인점포 전성시대…프린트카페·반려용품점 등 '무한증식'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인점포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바람을 탔다.

인건비 상승, 폐쇄회로(CC)TV와 키오스크(무인결제기) 등 정보기술(IT) 발달, 소규모 창업을 통한 재테크 수요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전국에서 급속도로 늘었다.

사업자등록만 하면 창업할 수 있어 전국 무인점포 개수는 1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작년 6월 일제 점검한 무인카페와 아이스크림·밀키트 등의 무인 판매점 수는 4천여개였다.

무인점포는 처음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대세였다.

한 동네에 서너 개가 생길 만큼 인기를 끈 것은 아이스크림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없는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관 및 유통돼 유통기한 표시 의무가 없고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다.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과자와 음료, 밀키트 등으로 점차 품목을 늘려 인근 편의점 업주들의 원성을 샀다.

CU와 GS25 등 대형 편의점 4사는 2018년 체결한 자율규약에 따라 경쟁사끼리 50∼100m 출점 제한 거리를 뒀지만,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술·담배·상비약을 제외한 나머지 편의점 품목은 우리도 다 팔 수 있다"며 우후죽순 늘었다.

편의점 업계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인기는 고점은 찍고 다소 꺾인 것으로 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처음 아이스크림 할인점 바람이 불 때는 편의점을 대체할 소매점으로 주목받았으나, 실제로는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며 "편의점이 상품 가짓수나 1+1·2+1 등 프로모션, 서비스 측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대법원은 작년 12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편의점은 비슷한 업종인 만큼 아이스크림 할인점도 상가 분양계약 상 업종 제한 약정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동일 상권에 너무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수익성 악화로 최소 1천여개 점은 폐점하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인점포 전성시대…프린트카페·반려용품점 등 '무한증식'
그러나 아직도 무인점포 주요 업종은 무한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 아이스크림·과자·라면·밀키트·반찬·디저트 판매점과 카페 등 먹거리 위주 점포가 많았다.

공간 활용을 위해 셀프 빨래방에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무인으로 판매하는 '숍인숍' 형태도 늘었다.

학교 근처 무인 문구점과 무인 독서실·스터디카페가 한창 인기를 끌었다.

이후 무인 키즈카페와 무인 키즈풀, 무인 파티룸, 댄스·악기연습실 등 공간대여 사업이 늘었고 무인 사진관 또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무인 헬스장과 당구·테니스장 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인기다.

아울러 사람이 없는 꽃집과 옷 가게, 샐러드판매점, 반려 용품점, 액세서리 가게, 프린트카페, 계란 할인점에 이어 무인 성인용품 숍까지 다양해졌다.

151만명이 가입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무인점포 4개를 운영해 지난해 8천만원 이상 순이익을 올렸다는 인증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는 "무인점포는 무조건 입지, 그리고 집과 가까운 게 최고"라며 "내가 원하는 시간에 관리할 수 있고 인건비나 인력 채용에 따른 스트레스가 없는 점, 앞으로 5년이나 10년은 더 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꼽았다.

반면 무인점포 업주 가운데 청소년 등의 절도나 쓰레기 폭탄, 주취자 난동에 따른 괴로움을 호소하거나 수익성 악화로 폐점한다는 글도 잇따랐다.

특히 일부 무인 카페 업주들은 "방문자 가운데 30% 이상은 음료를 사지 않고 그냥 쉬다 간다.

엄연히 월세·전기세를 내는 매장인데 너무 한다"며 답답함을 표현했다.

이처럼 무인점포는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인건비 상승 및 IT·AI(인공지능) 기술 발달로 무인점포는 소매업계 전반으로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평균 4∼5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하는 편의점 업계도 완전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형 점포(특정 시간대 무인 운영)를 늘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편의점 대형 4사의 매장 총 5만5천여개 가운데 무인점포는 120여개, 하이브리드형은 3천600여개다.

무인점포 전성시대…프린트카페·반려용품점 등 '무한증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