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한경DB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한경DB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의사들이 정부뿐 아니라 대중을 비난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의사들을 향한 눈빛은 더 싸늘해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발언을 두고 "이기적이다", "특권의식이다" 등 비판하는 댓글도 쏟아졌다.

한 시민은 "대학 정원을 늘리는 걸 의사들이 환자를 팽개쳐가면서 반대했다는 건 다른 나라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특히 대학생이 후배들의 정원 문제까지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보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지지 여론도 여전히 많다. 지난해 말 보건의료노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3%는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했다. 85.6%는 "의협이 진료 거부 또는 집단휴업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 저녁 서울시의사회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개최한 '의대 증원·필수 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한 참가자는 단상에 올라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레지던트 1년 차 수료를 앞두고 병원에 사직서를 냈다는 그는 "의사가 환자를 두고 병원을 어떻게 떠나느냐 하시겠지만,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고, 당장 저를 지켜내는 것도 선량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나 시민단체들이 '환자 없이 의사가 없다'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만류하는 표현을 비꼰 것이다.

지난 13일 유튜브에 사직하겠다고 영상을 올린 한 종합병원 인턴은 사직 이유의 하나로 '대중의 적개심'을 들며 화살을 일반 대중에게 겨눴다. 그는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며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견 의사들의 강경 발언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SNS를 통해 의대 증원을 비판하면서 "지방에 부족한 건 민도"라고 적었다가 지방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민도(民度)는 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를 뜻하는 단어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의 말도 논란이 됐다. 그는 SNS에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며 "(정부가)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어질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가 싫증 난 개 주인처럼 목줄을 내던지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