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8일 오후 12시 12분

HMM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매각 주관 업무를 맡은 삼성증권도 울상을 짓고 있다. 최대 518억원으로 책정된 매각 자문 수수료를 한 푼도 챙기지 못하게 돼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JKL파트너스와 정부 측 협상이 결렬되면서 삼성증권의 매각 자문 업무도 사실상 종료됐다. 6조원 규모 ‘빅딜’이었던 만큼 HMM 매각 자문 수수료는 최대 518억원으로 책정됐다. 삼성증권이 희망 수수료를 정확히 얼마로 써내 자문 업무를 따냈는지 확인되진 않지만, 업계에선 400억~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수수료가 매각이 성사될 때 지급된다는 점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매각 자문기관 선정 공고를 낼 때부터 ‘매각이 무산되면 수수료는 지급되지 않으며, 자문사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삼성증권은 1년여간 핵심 인력을 투입해 HMM 매각 자문 업무를 돕고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삼성증권이 매각 측과 인수 후보 간 사이에 껴 고초를 겪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픈 대목이다. HMM이 인수 후보자들의 실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자 인수 후보군 중 한 곳이 참다못해 삼성증권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매각 측과 의견이 틀어지는 경우도 생겼다. 삼성증권은 본입찰 단계에서 인수 후보군에 주주 간 계약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정 제안을 하라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 측이 제시한 수정 제안에 매각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양측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