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1일 오후 4시 2분
"올해 VC펀드 자금 소진…스타트업 'IPO 러시' 시작된다"
“벤처캐피털(VC) 펀드 자금이 소진되는 올해부터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가 급증할 겁니다.”

정영식 유안타증권 IB사업부문 대표(사진)는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1년 제로금리 영향으로 VC들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너도나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며 “이때 집행한 펀드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출구전략이 필요한 스타트업과 VC들이 상장으로 자금을 회수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규제도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은 통상 전환사채(CB)와 신주인주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을 발행하거나 IPO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며 “정부의 CB규제로 메자닌 시장이 위축돼 IPO가 스타트업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IPO 시장 규모를 작년 4조원에서 50% 늘어난 6조원으로 예상하고 IPO부서를 강화해왔다. 2019년 1개 팀이던 ECM부서를 지난해 4개 팀으로 늘렸다.

그 결과 작년 반도체 기업 아이엠티 등 3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다. 2014년 이후 최다 실적이다.

IPO 부문에 힘을 싣는 대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담당하는 프로젝트투자1·3부서는 1개 팀으로 축소했다.

올해 부동산 PF시장이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정 대표는 “2~3년 전 수주한 공사 단가가 최근에 두 배 이상 뛰었다”며 “공사비 분쟁이 늘고 분양가가 치솟아 어려워지는 사업장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IPO 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업종으로 반도체와 중소 화장품 기업을 꼽았다. 그는 “인디 브랜드의 성장으로 최근 화장품으로 연매출 1500억원, 당기순이익 300억~500억원을 내는 화장품 회사가 증가했다”며 “이들 중 글로벌 진출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의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작년 화장품 제조사 서린컴퍼니에 700억원을 지분 투자했다.

정 대표는 “본사에서도 자기자본투자(PI)를 할 길을 열어준 만큼 올해엔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정철/최석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