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 섹스리스 부부 그려
"디테일이 캐릭터에 빠져드는 힘이죠"
"망가지는 역할 많이 맡으니까
이번 작품 끝으로 은퇴하냐는 농담 들어"
"블랙코미디의 매력은 웃으면서 보다가
볼수록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
6부작인 LTNS는 삶에 치여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의 협박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관계를 마주하는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전고운 감독과 임대현 감독이 공동으로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안재홍은 배우 이솜과 결혼 5년차 섹스리스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재홍은 "블랙코미디의 매력은 웃으면서 보다가, 볼수록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이라며 "많은 부부들이 작품에 공감하고, 그들의 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에서는 안재홍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다. 사무엘은 그간의 어떤 배역보다도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그는 강조한다. 안재홍이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건 영화 ‘소공녀’(2018)에서 함께한 전고운 감독의 제안 덕분이라고. “전 감독님이 ‘어른들이 보는 잡지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굉장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평범한 생활연기부터 범죄 추리극, 장르물까지 망라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돋보이는 건 안재홍의 눈물 연기다. '참 잘 운다'는 말이 나올만큼 극중에서 감정선이 극대화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중 한 장면이 사무엘과 우진은 후반부에서 서로의 외도를 놓고 격렬하게 다투며 우는 장면이다. 이때 사무엘은 외로움을 호소하며 얼굴이 일그러질만큼 격하게 흐느낀다.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이렇게 외로운 사람인지 알게됐다'는 상태인거죠. 극한의 외로움을 담고 싶었고, 이 인물의 지닌 입체성의 끝을 보여주는 감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별을 하고 국밥집에서 마주친 두 사람. 아내 우진의 진심어린 사과에 사무엘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린다. 국밥에 눈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리얼하다. "우진의 편지 같은 대사인데, 대본 받았을 때 대사가 주는 울림이 너무 커서 미리 읽으면 감정이 제대로 안나올까봐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려고 했죠."
작품에는 두 사람 외에도 다양한 형태와 사연을 가진 불륜 커플들이 등장한다. 황혼의 등산 불륜 커플, 레즈비언 커플 등 다채로운 군상을 그렸다. 이들을 풍자하는 듯한 코믹한 설정으로 흥미를 유발한다. "이 작품에 대한 반응 중에 '또드'(또라이 드라마)라는 말이 참 괜찮더라고요. 지끔까지 봤던 드라마와 달리 나만의 길을 가는 작품입니다. 광기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안재홍은 최근 촬영를 마친 차기작 '닭강정'도 조만간 공개한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이병헌 감독과의 두 번째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은퇴설’ 얘기가 나올 정도로 극찬을 받는 건 영광이겠지만 오랫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웃음)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고 싶어요. 깊은 감정을 끄집어내는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