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24% 급락…러 폭발 사고 영향은 [원자재 포커스]
연초 상승세에 차익실현 매물 쏟아진듯
美올해 천연가스 생산량 역대 최대 전망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지난주 24% 폭락했다. ‘북극 한파’가 미국 전역을 뒤덮은 가운데 천연가스 재고량이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으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에서다. 러시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업체인 노바텍의 한 가스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15~19일) 천연가스 2월물 가격은 24% 폭락한 100만BTU(연량단위) 당 2.5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이는 미국 전역 한파로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올해 천연가스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올해 들어 천연가스 가격은 크게 올랐다. 미국 전역에 한파가 예보됐던 지난 9일 천연가스 2월 인도분 선물은 100만BTU당 3.19달러로 하루 만에 7%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14일엔 전국의 유정이 얼어붙으면서 천연가스 생산량이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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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상보다 천연가스 재고량이 충분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은 하락했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 12일 기준 천연가스 재고량이 1540억 세제곱피트(bcf)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감소 폭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또한 EIA는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올해 1050억bcf, 2025년 1060억bcf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셰일 혁명 속에 석유·가스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기후 위기 속에 신규 유전 개발이 뜸해지면서 생산량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미국의 날씨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넷가스웨더에 따르면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훨씬 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WSJ은 "며칠 내 미국이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천연가스 가격 24% 급락…러 폭발 사고 영향은 [원자재 포커스]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반구 겨울은 아직 두 달 더 남아있어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에서 대형 가스탱크 폭발하고 발생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발트해 연안 항구도시 우스트루가에 위치한 대형 화학물질 운송 터미널이 21일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보이는 대형 폭발 사고로 운영을 중단했다.

항구 운영 책임자인 유리 자팔라츠키는 성명을 통해 "오늘 터미널에서 2차례 폭발 사고가 났으며 가스탱크가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운송 터미널은 러시아 최대 LNG 생산 업체인 노바텍이 운영하는 시설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바텍은 현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화재 사고는 외부 영향으로 발생한 결과이며 인명 피해는 없지만, 항구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