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선우 기자
일러스트=김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주재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민생토론회에서 “과도한 할증 과세”라며 상속세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흐름과 맞지 않는 낡은 상속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경영권을 자녀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내는 징벌적 세금과 제도가 기업 경영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해서다.

18일 경제계에 따르면 현재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1950년 상속세법을 제정하고, 1996년 한 차례 전면 개편하면서 마련됐다. 2000년 최고세율을 45%에서 50%(최대주주는 60%)로 5%포인트 올린 뒤 25년째 기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피상속인 전체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 과세 방식은 법 제정 이후 75년째 바뀌지 않았다. “자본시장이 고도로 발달하고 국내 간판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기업 지배구조를 좌우할 상속 제도의 골격은 그대로”(오문성 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세무과 교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창업주와 오너들이 별세하면서 여러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오너가처럼 막대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권 약화를 감수하고 어쩔 수 없이 보유 지분을 내다 파는 사례가 나왔다. 경영권 승계를 앞둔 많은 상장사가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1400만 개미투자자와 다수의 학자 및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상장기업이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때로는 상속세 관련 대량 매물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는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징벌적 제도를 개선해 경영권 상속과 부의 재분배를 조화롭게 지원할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록펠러재단, 유럽 발렌베리 가문처럼 경영권 상속 이후에도 지배 구조를 안정시키면서 수익 일부를 공익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동욱/박의명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