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판 1·6사태', 브라질 대선불복폭동 1년…"국론 분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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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극렬지지자들, 의회·대법원·대통령궁 몰려가 난동
전직 대통령 폭동조장 혐의 조사…2천명 수사·최대 징역 17년형
룰라, '민주주의 승리' 기념 행사…"브라질, 쿠데타 단호히 거부" 브라질에서 대선 패배에 불복한 전직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며 민주주의를 뒤흔든 폭동이 발생한 지 8일(현지시간)로 1주년을 맞았다.
이 폭동은 지난 2022년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1.8%포인트 차로 석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 지지자들이 주도한 사건이다.
미국에서 지난 2020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벌인 '1·6 의회 폭동'과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당시 이 폭동으로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큰 위기에 직면했고, 사회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으며 폭동의 여파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계절의 시계가 한 바퀴 돈 지금,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비롯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2천여명에 대한 수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관련자들은 사법부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 '역사의 수치' 오명 남긴 1·8폭동
2022년 10월 대선 결선 전후로 브라질에서 수개월간 이어졌던 긴장이 일거에 폭발한 건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지 딱 일주일 지난 2023년 1월 8일 일요일이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낮부터 수도 브라질리아에 모여 있는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침입한 뒤 기물을 마구 파손했다.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노란색과 초록색 국기 색 옷을 맞춰 입은 사람들은 건물 지붕에 올라가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경찰은 물론 군까지 투입돼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에 나서 당일 저녁께에야 겨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다.
새해 휴가를 마치고 일상 복귀를 준비하던 브라질 국민은 현지 TV 방송을 통해 전해진 아비규환 같은 사태에 크게 동요했다.
G1을 비롯한 일부 현지 매체는 "브라질 역사의 수치이자 반민주주의 테러리스트 범죄"라고 당시 사태를 평가했다.
미국과 멕시코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 정상은 "브라질 민주주의와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이라는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 2천여명 수사…현재까지 최대 17년형 선고
'관련자 강력 처벌'을 천명한 룰라 정부는 폭동 당일 243명을 체포한 데 이어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외곽에 텐트 등을 설치해 놓고 생활하던 이른바 '애국 캠프' 체류자 1천927명을 국립 경찰학교 체육관에 모아 놓은 뒤 폭동 참여 여부 등 범죄 혐의점을 조사했다.
전날 대중에 공개된 브라질 대법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애국 캠프 조사 대상자 중 여전히 구금된 사람은 66명이다.
브라질 검찰과 경찰은 대통령궁 등에 난입해 기물 등을 파손한 폭동 행위자에 더해 이들에 대해 금전적인 지원을 한 자금책과 온라인에서 각종 거짓 정보를 생산하고 유포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자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수사망을 펼쳤다.
일부는 이미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30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1명에게는 17년형이 내려졌다.
이는 1·8 폭동과 관련해 현재까지 나온 최고 형량이라고 폴랴지상파울루는 보도했다.
검찰은 또 안데르송 토헤스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토헤스 전 장관의 자택에서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룰라 취임 저지 계획 법령 초안' 서류가 발견됐는데, 검찰은 이를 쿠데타 모의의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다만, 토헤스 전 장관은 "그 서류는 내가 작성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폭동 조장 혐의' 보우소나루 기소 여부 쟁점
가장 주목되는 것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1·8 폭동 이후 소셜미디어에 전자투표 부정 의혹 등 선거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게시물을 공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연방경찰과 검찰은 게시 시점은 폭동 후이지만, 그전에도 유사한 일련의 행위가 지지자들의 반민주적 폭력 사태를 조장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8일 당시 미국에 머물다 3월에 귀국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4월과 10월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서 그는 '선거 음모론 게시물 공유'에 대해 "단순 실수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보우소나루 변호인이 전한 바 있다.
별도로 이번 사태를 살핀 브라질 상·하원 합동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18일 회의를 열어 지지자들의 폭동 등 쿠데타 시도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기소 권고를 검찰에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채택했다.
앞서 브라질 선거 당국은 선거 시스템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 등을 이유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8년 동안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사치품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국론 분열 상처 여전…룰라 "우리 사회는 쿠데타 거부"
폭동 과정에서 드러난 국론 분열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브라질 대표 여론조사 기관인 '제니아우/콰에스치'(Genial/Quaest)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 89%가 폭동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는 1년 전보다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또 응답자 중 51%는 1·8 폭동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을 대표하지 않는 '급진주의자' 소행이라고 답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폭동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47%는 '보우소나루 영향이 있다'고 답한 반면, 43%는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놨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민주주의 승리 1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년 전 거짓말과 허위정보에 경도된 이들이 창문을 깨고 역사적 유물과 예술 작품을 파괴하는 한편 자신들의 행동을 인터넷을 통해 전파했다"며 "그들은 민주주의를 경멸했지만, 브라질 사회는 쿠데타를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주의 정신으로 뭉쳤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썼다.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폭동조장 혐의 조사…2천명 수사·최대 징역 17년형
룰라, '민주주의 승리' 기념 행사…"브라질, 쿠데타 단호히 거부" 브라질에서 대선 패배에 불복한 전직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며 민주주의를 뒤흔든 폭동이 발생한 지 8일(현지시간)로 1주년을 맞았다.
이 폭동은 지난 2022년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1.8%포인트 차로 석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 지지자들이 주도한 사건이다.
미국에서 지난 2020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벌인 '1·6 의회 폭동'과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당시 이 폭동으로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큰 위기에 직면했고, 사회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으며 폭동의 여파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계절의 시계가 한 바퀴 돈 지금,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비롯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2천여명에 대한 수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관련자들은 사법부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 '역사의 수치' 오명 남긴 1·8폭동
2022년 10월 대선 결선 전후로 브라질에서 수개월간 이어졌던 긴장이 일거에 폭발한 건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지 딱 일주일 지난 2023년 1월 8일 일요일이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낮부터 수도 브라질리아에 모여 있는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침입한 뒤 기물을 마구 파손했다.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노란색과 초록색 국기 색 옷을 맞춰 입은 사람들은 건물 지붕에 올라가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경찰은 물론 군까지 투입돼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에 나서 당일 저녁께에야 겨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다.
새해 휴가를 마치고 일상 복귀를 준비하던 브라질 국민은 현지 TV 방송을 통해 전해진 아비규환 같은 사태에 크게 동요했다.
G1을 비롯한 일부 현지 매체는 "브라질 역사의 수치이자 반민주주의 테러리스트 범죄"라고 당시 사태를 평가했다.
미국과 멕시코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 정상은 "브라질 민주주의와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이라는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 2천여명 수사…현재까지 최대 17년형 선고
'관련자 강력 처벌'을 천명한 룰라 정부는 폭동 당일 243명을 체포한 데 이어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외곽에 텐트 등을 설치해 놓고 생활하던 이른바 '애국 캠프' 체류자 1천927명을 국립 경찰학교 체육관에 모아 놓은 뒤 폭동 참여 여부 등 범죄 혐의점을 조사했다.
전날 대중에 공개된 브라질 대법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애국 캠프 조사 대상자 중 여전히 구금된 사람은 66명이다.
브라질 검찰과 경찰은 대통령궁 등에 난입해 기물 등을 파손한 폭동 행위자에 더해 이들에 대해 금전적인 지원을 한 자금책과 온라인에서 각종 거짓 정보를 생산하고 유포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자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수사망을 펼쳤다.
일부는 이미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30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1명에게는 17년형이 내려졌다.
이는 1·8 폭동과 관련해 현재까지 나온 최고 형량이라고 폴랴지상파울루는 보도했다.
검찰은 또 안데르송 토헤스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토헤스 전 장관의 자택에서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룰라 취임 저지 계획 법령 초안' 서류가 발견됐는데, 검찰은 이를 쿠데타 모의의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다만, 토헤스 전 장관은 "그 서류는 내가 작성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폭동 조장 혐의' 보우소나루 기소 여부 쟁점
가장 주목되는 것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1·8 폭동 이후 소셜미디어에 전자투표 부정 의혹 등 선거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게시물을 공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연방경찰과 검찰은 게시 시점은 폭동 후이지만, 그전에도 유사한 일련의 행위가 지지자들의 반민주적 폭력 사태를 조장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8일 당시 미국에 머물다 3월에 귀국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4월과 10월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서 그는 '선거 음모론 게시물 공유'에 대해 "단순 실수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보우소나루 변호인이 전한 바 있다.
별도로 이번 사태를 살핀 브라질 상·하원 합동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18일 회의를 열어 지지자들의 폭동 등 쿠데타 시도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기소 권고를 검찰에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채택했다.
앞서 브라질 선거 당국은 선거 시스템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 등을 이유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8년 동안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사치품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국론 분열 상처 여전…룰라 "우리 사회는 쿠데타 거부"
폭동 과정에서 드러난 국론 분열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브라질 대표 여론조사 기관인 '제니아우/콰에스치'(Genial/Quaest)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 89%가 폭동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는 1년 전보다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또 응답자 중 51%는 1·8 폭동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을 대표하지 않는 '급진주의자' 소행이라고 답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폭동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47%는 '보우소나루 영향이 있다'고 답한 반면, 43%는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놨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민주주의 승리 1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년 전 거짓말과 허위정보에 경도된 이들이 창문을 깨고 역사적 유물과 예술 작품을 파괴하는 한편 자신들의 행동을 인터넷을 통해 전파했다"며 "그들은 민주주의를 경멸했지만, 브라질 사회는 쿠데타를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주의 정신으로 뭉쳤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