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제공
사진=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제공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그럼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손자손녀 4남매, 중고 때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난 10월 중순 관악구 소재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남부봉사관 사무실에 들어선 한 할머니는 봉사관 책임자를 찾은 뒤 이러한 문구가 적힌 흰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떠난 어르신은 기부금이 약소하다며 자신에 관해 "94세"라고만 전했다.

남부봉사관 관계자는 "소중한 기부금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임자인 봉사관장을 찾아 직접 전달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익명 기부자의 뜻을 살려 아동복지시설 퇴소 후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과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에 생계·주거비를 전달하는 사업에 기부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