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들은 2024년 신흥국 시장으로 인도와 중남미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3일 “인도는 미국의 무역 우방국으로 수혜를 보는 데다 자체 내수시장도 크다”며 “특히 내수를 이루는 구성원이 젊은 층이어서 소비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중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곳은 내년도 성장세가 양호하겠지만, 나머지 시장은 고금리 여파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도와 멕시코의 주당순이익(EPS)은 2024년에도 10% 초·중반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미 시장은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미 시장은 달러가 강하냐 약하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중국을 대신하는 글로벌업체들의 공장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까지 하락하면 시장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주식을 환매하는 시점에 매매 차익에 더해 환차익도 챙길 수 있다.

중국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약세장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았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내놓은 부양책 영향이 미미해 중국 경기는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인의 가계 순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145%로 높아 소비 여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기가 내년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부동산 등 우려가 남아 있지만 수요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며 “알리바바, 핀둬둬 등 플랫폼 업종과 정보기술(IT), 소비재 등이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중에서는 미국 반도체 공급망이 연결된 한국 시장을 가장 좋게 본다”고 추천했다. 신 센터장도 “과거에는 원자재를 보유한 나라나 동남아가 유망한 신흥국 시장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한국이나 대만처럼 미국 밸류체인에 속해 있으면서 하이테크놀로지를 갖춘 국가를 선호한다”고 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