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레스타인 콘텐츠 전파" 美정가서 금지 목소리 커져
틱톡, 편향성 우려 반박…미국 내 금지 시 생존 위기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틱톡이 친팔레스타인과 반유대주의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미국 정가의 인식 탓에 서비스 시작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것 같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틱톡에 반이스라엘 게시물과 수십 년 된 오사마 빈 라덴의 편지가 올라온 것을 문제 삼으며 미국에서 틱톡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 편지는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수장 빈 라덴이 약 20년 전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지를 비판하며 쓴 것이다.

"미국 젊은이 마음 오염시켜"…틱톡에 '집중포화'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틱톡의 모기업은 중국 업체(바이트댄스)여서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달리 미국 내 정치적 바람의 변화에 취약하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틱톡에 1억5천만명의 미국인 이용자를 감시하거나 선전물을 퍼트리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인들이 미국의 젊은이들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게 하기 위해 틱톡이 친팔레스타인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공화)은 이달 초 온라인 매체 기고문에서 틱톡을 '디지털 펜타닐'(마약성 진통제)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틱톡이 반이스라엘 콘텐츠를 홍보해 "우리의 젊은이들을 세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며칠 후 공화당의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재무부의 외국인투자위원회가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지난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많은 후보자가 틱톡 금지 목소리를 냈다.

이중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는 "틱톡이 반유대주의와 끔찍한 것들로 미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미국을 더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젊은이 마음 오염시켜"…틱톡에 '집중포화'
미국의 한 벤처자본가는 지난달 26일 독립적 연구를 통해 틱톡이 친팔레스타인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보면 더 많은 젊은이가 반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이유가 설명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 게시물은 약 1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틱톡은 이런 우려를 반박하고 있다.

틱톡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혐오 발언을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삭제한다"고 밝혔다.

틱톡은 블로그 게시물의 해시태그를 비교해 플랫폼의 편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결함이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또 경쟁 플랫폼들에서 친팔레스타인 콘텐츠와 친이스라엘 콘텐츠 비율이 비슷하다며 자신들만 문제 삼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틱톡은 광고 판매를 위해 미국의 큰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 내 전자상거래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틱톡 경영진은 미국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되면 전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