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회장 승진…HD현대 3세경영 가속
정기선 HD현대 사장(사진)이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부회장은 지주사인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과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연말 용퇴하기로 하면서 HD현대그룹은 권오갑 회장과 정 부회장 투톱 체제로 바뀐다.

HD현대는 10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그룹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HD현대는 정 부회장 승진에 대해 “세계 조선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회사의 체질 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며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2021년 10월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년1개월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기선, 부회장 승진…HD현대 3세경영 가속
정 부회장은 그룹 주력 사업인 조선업에 대한 선제 투자로 글로벌 1위인 HD한국조선해양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2021년 그룹의 수소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 등 ‘수소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등 국내외에서 사업 확장을 주도했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아람코와 합작조선소 설립을 주도했고 수소 및 암모니아 사업을 함께하는 등의 성과도 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임직원 패밀리 카드 지급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등을 통해 기업문화 개선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랫동안 HD현대를 이끌어 온 가 부회장과 한 부회장은 연말까지 역할을 한 뒤 자문역으로 물러난다. 이에 따라 그룹 내 부회장 직급은 정 부회장 한 명만 남게 된다.

이날 인사에선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부사장과 강영 HD현대중공업 부사장 등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은 공동 대표로 내정돼 안전경영 및 동반성장을 담당한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부사장,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부사장,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부사장 등은 직급 변화 없이 대표로 내정됐다. 내정자들은 향후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인사가 확정될 예정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