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349원30전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엔 1356원까지 올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솔 기자
원·달러 환율이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349원30전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엔 1356원까지 올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솔 기자
원·달러 환율이 27일 장중 한때 1350원을 넘었다.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외환당국은 시장 불안이 커지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0전 오른 1349원30전에 마감했다. 전날 12원 오른 1348원50전으로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뚫은 데 이어 또다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은 6원50전 상승한 1355원에 개장해 오전 한때 1356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중 1350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23일(1355원30전)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오후 들어 수출업체 등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투기적인 흐름이 나타나거나 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시장불안 커지면 대응"
美 긴축 장기화에…원·달러환율 계속 요동칠 듯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연내 1400원 돌파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 시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6% 오른 106.21로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 여파에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 엔·위안화 약세까지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아직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이상 흐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달러 강세에 따른 주요국의 환율 흐름과 큰 틀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듯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가 기준 1350원 돌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1350원을 저지선으로 설정해놨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개입)에 대해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 당국은 올해 2분기 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59억730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외환 순거래액은 2021년 3분기 이후 여덟 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단 1350원이 뚫리면 1400원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29일 미국 핵심 물가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가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PCE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 원·달러 환율도 치솟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