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산업의 메가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다. 배터리의 수명 연장,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한 고속 충전, 주행 가능거리 확대를 위한 고(高)용량화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음극재 기술력은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한다. 전기차 주행거리와 배터리 출력을 좌우하는 양극재만큼 중요한 소재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연·인조흑연→실리콘으로
음극재는 배터리 재료 원가 비중의 약 14%를 차지한다.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외부 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한다. 이후 음극재의 소재인 흑연의 층 사이사이로 들어가면서 흑연이 팽창해 부피가 늘어나게 된다. 배터리를 오래 쓸수록 흑연이 팽창해 구조 변화를 일으켜 배터리 전체 용량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배터리업계는 고용량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해 차세대 음극 소재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지금 사용되는 음극재는 규칙적인 층상구조로 쌓여있는 흑연을 주로 사용한다. 흑연은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나뉜다. 천연흑연은 리튬이온을 보관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이면서 저렴한 재료다. 하지만 사용 중 팽창 문제로 구조적 안정성이 점차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한 인조흑연의 사용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조흑연은 3000도 이상 고온에서 열처리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천연흑연보다 결정성이 높고 구조가 균일해 안정성이 높다. 추가로 제조 공정을 거쳐야 해 가격이 비싸다. 인조흑연을 생산하려면 석유계 피치(정유 공정의 부산물)나 콜타르 원료(제철 공정의 부산물)를 가공해 침상 코크스(철강용 석탄)를 먼저 만든다. 이를 분쇄한 뒤 뭉쳐서 가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에너지 밀도 10배 높아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 대신 실리콘을 이용해 제조하는 음극재다. 흑연은 탄소 원자 6개당 리튬이온 1개가 저장되는데, 실리콘은 원자 4개당 리튬이온 15개를 저장할 수 있다. 실리콘 음극재의 단위 에너지 용량은 흑연보다 약 10배가량 높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고용량·고출력 성능을 지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리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리튬 2차전지 음극재 기술동향 및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음극활물질 수요량은 약 19만t이다. 보고서는 2025년까지 전체 음극활물질 수요가 약 136만t으로 연평균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음극활물질 종류 가운데 인조흑연은 2019년 53%에서 2025년 6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천연흑연은 같은 기간 43%에서 28%로 비중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인조흑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음극활물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 음극재는 어떨까. 지금은 가장 낮은 비율이지만 2025년엔 11%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전기차업계가 주행거리 확대에 매진하는 터라 실리콘 음극재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급속 충전 설계가 쉽다. 충전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실리콘은 친환경적인 데다 지구에 많아 경제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中의 흑연 공급망 탈피 시급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 시 네 배가량 팽창하는 문제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다. 팽창한 음극이 방전할 때 이전과 같은 형태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폭발 위험이 상존한다. 배터리업계는 실리콘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의 부피 팽창 부작용을 어떻게 빨리 개선하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중국이 흑연 공급망을 독점하다시피 장악하고 있어서다. 중국엔 세계 대부분의 흑연이 매장된 터라 생산 및 공급량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세계 음극재 시장 점유율의 72%를 차지하는 이유다. 중국의 주요 음극재 생산 기업은 베이터뤼(BTR), 즈천과기(Zichen), 산산과기(Shanshan) 등이 있다. 일본 기업으로는 히타치와 미쓰비시가 있다. 한국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를 생산한다.
배터리 제조 시 핵심 소재에서 생기는 부가가치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를 앞당겨야 한다. 지금은 흑연계 음극재에 실리콘을 4~5%가량 첨가하는 형태로 쓰고 있다. 실리콘 함량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흑연과 실리콘을 함께 사용해 음극을 제조하는 구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SK머티리얼즈·LG화학 등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 잰걸음
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한경DB
포스코그룹, LG화학,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머티리얼즈, OCI, 대주전자재료 등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는 잇달아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야 급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 전문 기업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며 차세대 음극재에 발을 들였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실리콘 음극재인 실리콘산화물(SiOx) 제조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다. 이 밖에 실리콘 복합 탄소체(Si-C), 퓨어 실리콘 등을 모두 개발해 고객사별로 차별화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실리콘 음극재 생산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를 준비 중이다. 2026년엔 연 6000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2030년엔 연 3만5000t으로 생산량을 늘린다.
SiOx와 Si-C는 각각 산소와 탄소를 복합해 만들기 때문에 실리콘 비중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실리콘 음극재의 단점인 부피 팽창이 완화된다. 퓨어 실리콘은 실리콘만으로 구성해 용량이 높지만, 부피 팽창률이 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제조 원가는 퓨어 실리콘이 가장 낮다. LG화학도 100%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퓨어 실리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올해 말 상업생산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SK㈜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미국 그룹14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인 SK머티리얼즈그룹14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1조1000억원을 투자해 경북 상주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연 2000t)을 완공했고, 연말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향후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모노실란(SiH4)도 함께 생산한다.
음극재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실리콘 음극재 기술에 투자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SKC는 지난해 컨소시엄을 통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인 넥세온에 8000만달러(약 950억원)를 투자했다. SKC 컨소시엄은 2024년부터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넥세온은 최근 일본 파나소닉과 실리콘 음극재 납품계약을 맺은 회사다. 넥세온은 실리콘 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인 2세대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세대 실리콘은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최대 50%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프랑스 실리콘 음극재 기업 엔와이어즈에 79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지난달 맺었다. 회사는 엔와이어즈가 보유한 실리콘 복합물질(Si-C 계열)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실리콘 음극재를 대량 생산하기로 했다. 엔와이어즈는 연 2.5t 규모의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갖췄다. 2027년부터 상업 생산에 나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고사양(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음극재 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실리콘 음극재의 원료를 공급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OCI는 전북 군산공장에 2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상반기까지 모노실란 생산라인(연 1000t)을 설치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넥세온에 2025년부터 5년간 700억원어치를 납품하는 계약도 지난달 맺었다. 시장 수요에 따라 추가 공급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국내 노래방 반주기 시장이 업계 1위인 TJ미디어 ‘독주’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금영엔터테인먼트에 눌려 ‘만년 2등’이었던 TJ는 1020세대 중심의 코인노래방 시장 수요를 선점한 뒤 매출과 이익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방 대 방 노래 배틀, 간편결제 등 편의성과 오락성을 강화한 것도 젊은 세대를 효율적으로 공략한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노래방 산업이 뒷걸음질 치자 일본과 미국 등 수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5년간 노래방업체 매출 70% 증가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J 매출은 944억원으로 1년 전 919억원보다 2.7% 늘었다. 2020년 556억원과 비교하면 5년간 70%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업계 2위 금영의 매출은 2020년 325억원에서 지난해 20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TJ와 금영 간 매출 격차는 1.7배에서 4.7배로 벌어졌다.과거 노래방 산업은 금영이 주도했다. 1996년 세계 최초 육성 코러스 반주기를, 2005년 무선 마이크 시스템 등을 선보이며 노래방 산업 기술을 선도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금영의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돌았다. TJ는 금영이 주춤하는 사이 사업 구조 등을 바꾸면서 서서히 시장을 확장해나갔다. 1위 자리를 굳힌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계기가 됐다.코로나19 사태로 회식 후 노래방을 찾는 문화가 사라지자 회식과 단체 놀이 문화에 기반한 노래방 이용자가 서서히 줄었다. 반면 코인노래방이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TJ는 이런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코인노래방용 반주기를 도입했다. 방 대 방 배틀 기능, 녹화, SNS 업로드 등 폐쇄된 공간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기능도 내놨다. 전용 앱, 정밀 채점, 간편결제 등
명품 브랜드 샤넬은 최근 직사각 토트백에 샤넬 로고를 작게 박은 신제품 ‘쇼핑백’(사진)을 새로 내놨다. 2000년대 초 출시돼 ‘서프백’이라는 명칭으로 큰 인기를 끌던 제품을 새 이름을 달아 다시 출시했다.최근 명품업계에 샤넬 서프백과 같은 ‘추억의 그 가방’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샤넬 쇼핑백은 서프백의 형태와 로고 디자인을 최대한 되살렸다. 서프백은 2000년대 초 출시돼 200만~30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며 10년간 브랜드 인기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시절 사회 초년생이 한푼 두푼 모아 사거나 신혼부부가 혼수로 장만하던 입문용 백이었다. 국내에선 톱가수인 이효리가 즐겨 들어 ‘이효리 백’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세를 탄 제품이다.올해 재출시되면서 가격은 1115만원으로 뛰었지만, 화제가 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지난달 ‘샤넬 서프백’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월 대비 358% 늘었다. 직접 거래로 이어져 거래량은 83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샤넬뿐만이 아니다. 끌로에는 2006년 히트를 했던 인기 제품인 ‘패딩턴 백’을 다시 내놨다. 루이비통은 무라카미 다카시와 20년 만에 다시 손잡고 2003년 선보인 제품을 최근 트렌드에 맞게 수정해 ‘루이비통x무라카미 리에디션 컬렉션’으로 재출시했다. 구찌는 ‘뱀부 1947’ 핸드백을 78년 만에 내놔 눈길을 끌었다.명품업계가 단종 제품을 다시 내놓는 이유는 이미 히트했던 제품이 어느 정도 매출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기존 판매 데이터 등이 있어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운 신제품보다 불필요한 손실 물량 등을 줄일 수 있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홍보 등에 드는 비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과이익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다. 올해만 300조원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은 정부와 지역사회, 협력업체가 지원한 결과라는 게 근거다. 삼성의 이익이 삼성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되며, 사회와 상생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논리다.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하면 일부를 협력업체와 나누는 초과이익 공유제를 반도체 업종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에서부터 삼성의 이익에서 사회적 연대기금을 떼내 지역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자는 급진적인 방안도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은 무엇보다 기업 이익의 처분을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해 기존에 합의된 '선'을 넘는다. 국가적 지원을 받았으니 이익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논리부터 따져보자. 반도체 특별법, 세액공제, 도로와 전력, 용수 등 공공 인프라와 세제 혜택을 바탕으로 삼성이 성장했으니 과실을 나눠야 한다는 게 핵심 논거다. 협력업체와 이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 경제의 근간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상이다. 반도체산업이 공공 인프라와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것과 기업의 초과이익을 사회 몫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반도체산업 지원은 특정 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정부 지원을 받았다고 해서 이익의 일부를 내놓아야 한다면 그 반대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23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원의 적자를 냈다. 당시 정부나 금융기관, 협력업체가 손실을 분담했는가. 기업이 낸 초과이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