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구입하거나 밀수를 시도하는 등 마약범죄에 연루되는 10대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SNS에서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을 구입한 10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절반은 1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정신성의약품인 디에타민은 식욕억제제로 모양새가 나비넥타이처럼 보여 ‘나비약’으로도 불린다. 고도비만 등 체중 감량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의사들이 처방해주는 치료약인데, 일부에서는 대리 구매를 통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판매에 나서고 있다.

디에타민을 과다 복용할 경우 환청, 우울증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약을 불법 구매한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살을 빼기 위해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두바이에서 학교에 다니는 한 고등학생이 대량의 마약을 국내로 밀수하려다 검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A군(18)은 지난 5월 26일 독일에서 팬케이크 조리용 기계 안에 숨긴 마약류 케타민 2900g(시가 7억4000만원 상당)을 국제화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몰래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900g은 6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은 A군을 구속기소했다.

케타민은 병원에서 수술환자를 전신 마취할 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복용 시 현기증, 운동기능 장애, 어눌한 발음 및 도취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과다 복용 시 통각 상실, 기억 상실 등의 부작용을 보인다.

A군은 국적이 한국이지만 현재 두바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군의 체포영장을 미리 발부받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도 내렸다. A군은 지난 8일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귀국했다가 인천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A군에게 마약 밀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중학교 동창 B군(18)과 SNS를 통해 알게 된 공범 C씨(31)는 이미 구속기소됐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