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 다우 +0.80%, S&P500 +0.45%, 나스닥 0.00%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843%(+13.2bp), 2년물 4.870%(+15.4bp)
◆국제 유가 : WTI 69.78달러(+0.32%), 브렌트유 74.34달러(-0.23%)
29일(미 동부시간) 아침에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연착륙 희망을 한껏 높였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여전히 좋다는 것은 '양날의 칼'입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을 부를 수 있으니까요. 예상보다 좋은 데이터가 나온 뒤 금리가 큰 폭으로 뛰자 뉴욕 증시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① 2%까지 높아진 1분기 성장률
아침 8시 30분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 2.0%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잠정치 1.3%뿐 아니라 시장 예상 1.4%보다 훨씬 높아진 것입니다. 미국은 GDP를 세 번(속보치, 잠정치, 확정치)에 걸쳐 내놓는데, 이번이 확정치입니다. 속보치가 1.1%였던 걸 감안하면 무려 0.9%포인트나 더 높아진 것이죠.
게다가 1분기 인플레이션도 하향 조정됐습니다. 1분기 PCE 물가는 4.2%에서 4.1%로, 근원 PCE 물가는 5.0%에서 4.9%로 낮아졌습니다.
② 뚝 떨어진 실업급여 청구
오전 8시 30분으로 예정됐던 주간(~6월 24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발표가 약간 늦게 나왔습니다. 전주보다 2만6000건 감소한 23만9000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월가 예상(26만4000건)을 크게 밑돌아 5월 초 이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3주 연속 26만 건대가 나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줬는데,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죠.
또 계속해서 실업급여를 받는 연속 청구 건수(~6월 17일)도 176만1000건에서 174만2000건으로 1만9000건 줄었습니다.
③ 잠정주택 판매는 감소
오전 10시에는 5월 잠정 주택 판매 수치가 전월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4월(-0.4%)뿐 아니라 예상(-0.5%)보다도 하락 폭이 더 컸습니다.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21% 줄어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주택시장이 냉각되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잠정 주택 판매는 부진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탄탄하다. 주택 재고 부족이 수요가 채워지는 걸 계속 막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강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투자자들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80%, S&P500 지수는 0.45% 상승했고 나스닥은 0%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월가는 시장 폭이 좁다고 우려해 왔습니다. 엔비디아 등 몇몇 기술주만 상승세를 보인다면 강세장이 지속하긴 어렵다는 것이죠. 그런데 오늘처럼 경기민감주가 랠리에 동참한다면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경기가 괜찮아도 물가가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으로 이동한 레이얼 브레이너드는 오늘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이며 2024년 11월 대선 때까지 약 2%까지 내려갈 수 있는 합리적 기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거비가 상당 폭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오늘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이동시키기에 충분한 기준금리에 도달했다. 내 기본 사례는 지금 금리를 가까운 미래에 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복잡한 상황입니다.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메릴은 지금 시장이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와 가장 비슷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2차 세계 대전 때 수많은 달러를 찍어내 군수물자를 생산했습니다. GDP의 20~30%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생길 정도였지요. 돈이 풀리자 전쟁 통이었지만 뉴욕 증시는 치솟았습니다. S&P500 지수는 1942년 4월 92.92포인트에서 1946년 5월 212.5까지 158% 급등했습니다.
전쟁이 끝나자 인플레이션이 치솟았습니다. 공급망이 군수물자 생산으로 전환되는 바람에 자동차, 주택, 가구 등의 생산 공급이 쉽지 않았습니다. 미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을 통한 균형 예산에 나섰고요. 미국인들은 결국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렸으며 약간의 경기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1946년 5월부터 1949년 6월까지 S&P500 지수는 30%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1949년부터는 번영의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공급망 정상화로 인플레이션은 꺾이고 베이비붐 속에 자동차 텔레비전 주택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 증시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S&P500 지수는 1949년 6월부터 1956년 8월까지 266% 상승했습니다.
1946~1949년의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을 짧게 축약해 지나면 장기 강세장이 펼치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메릴은 "지금 통화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1946년~1949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재정 정책은 균형 상태로 돌아가기보다 적자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1940년대처럼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제 내일은 2023년 상반기의 마지막 거래일입니다. S&P500지수는 상반기에 14%가량 상승했습니다. 특히 5월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습니다.
UBS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성장 탄력성과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강화하는 데이터가 나오면 연착륙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자 FOMO(강세장에서 소외될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가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즉 6월 고용이 컨센서스(신규고용 21만3000개 증가)과 비슷하고 6월 근원 CPI가 3%에 가까워진다면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UBS는 "최근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미시간대 조사 3.3%)가 낮아지는 걸 보면 대중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느끼고 있을 수 있다. 기저효과를 보면 7월 헤드라인 CPI는 약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성장 데이터가 실망스럽게 나오고, Fed가 시장에 가격이 매겨진 25bp보다 더 많이 추가 긴축한다면 시장 분위기는 냉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헤드는 "S&P500 지수는 현재 거의 완벽한 연착륙 시나리오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 Fed나 데이터, AI에 대한 기대 등 어느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시장은 하락세로 기울 수 있다. 오류의 여지가 거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