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비상장 회사에 투자한다며 기업인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일당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좋은 기업에 투자해 매달 원금의 2~3% 수준을 수익금으로 준다고 약속하고 실제론 다음 투자자의 돈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수천억대 '폰지 사기' 또 터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투자자에게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100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뒤 고의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A씨를 수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그는 연 30% 정도의 수익을 약속했지만 수익금은커녕 원금까지 손실을 보고 현재는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C투자자문 대주주인 A씨는 문화 콘텐츠 관련 투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영웅’ 등 대작 영화 제작에 큰돈을 댔다. 이렇게 얻은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2년 전 인수한 P사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투자금을 모았다. 서울 한남동 등의 부호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미등록 투자자문사인 P법인과 A씨 계좌에 뭉칫돈이 오고간 사실을 적발해 지난해 말 경찰에 통보했다. 이후 경찰은 A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고소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되자 수사를 개시했다.

현재 확인된 피해액만 500억~10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피해자 중 신고를 꺼리는 기업인과 자산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A씨의 한 측근은 “피해자들이 다 모이면 전체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오/김우섭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