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2년 5개월 만 최저치…고개드는 저점론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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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천연가스, 17일 4.77% 하락…2020년 9월 이후 최저
유럽 TTF 천연가스 선물도 메가와트 당 50달러 밑으로
쉘 "가격 하락세 점점 제한 수준에 가까워져"
유럽 TTF 천연가스 선물도 메가와트 당 50달러 밑으로
쉘 "가격 하락세 점점 제한 수준에 가까워져"
천연가스 가격이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계속된 여파다. 가스 발전 수요 증가와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지금과 같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3월물의 MMBTU(열량 단위) 당 가격은 전월 대비 4.77% 하락한 2.28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이 가격은 지난해 초 2.4~2.8달러 사이를 오가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8월 9.30달러까지 치솟았다. 올 초엔 4달러를 웃돌았지만 이후 꾸준히 내림세다.
유럽도 가스 가격 하락세가 비슷하다. 유럽 시장에서 천연가스 거래 기준으로 통용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3월물의 메가와트 당 가격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5.7% 내린 49.047유로를 기록했다.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50유로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300유로를 웃돌았던 가격과 비교하면 80% 이상 낮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 연료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 미국에서 카타르로의 액화천연가스(LNG) 유입세가 가격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의 천연가스 저장량 수준이 높다는 점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유럽의 가스 가격은 30유로에서 60유로 범위에 있을 것”이라며 “2023~2024년 겨울에도 공급 위기가 걱정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가격 하락세가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석탄 발전소보다 가스 발전소의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스테판 울리히 블룸버그NEF 애널리스트는 “가스 가격이 연료 전환 범위로 떨어지면서 효율이 나쁜 석탄 발전소보다는 효율이 좋은 가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게 더 수익성이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난방뿐 아니라 발전 분야에서도 가스가 쓰이게 되면 지금처럼 가격 하락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인도, 중국에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가스 가격에 상승 압박을 주고 있다. 16일 스티브 힐 쉘 에너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점점 제한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중국이 강력한 경제 성장을 보인다면 명백히 가격이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쉘은 유럽의 LNG 수요량이 2018년 5000만톤에서 2030년 1억4000만톤 수준으로 3배 가까이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LNG 공급을 흡수하면 유럽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파티 바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장도 “전염병으로 인한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중국 경제의 생산량이 약간만 늘더라도 중국이 (올해) 추가 가스 생산분의 80%를 삼킬 것”이라며 “다음 겨울엔 LNG 수입 터미널이 충분하더라도 유럽이 수입할 가스가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3월물의 MMBTU(열량 단위) 당 가격은 전월 대비 4.77% 하락한 2.28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이 가격은 지난해 초 2.4~2.8달러 사이를 오가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8월 9.30달러까지 치솟았다. 올 초엔 4달러를 웃돌았지만 이후 꾸준히 내림세다.
유럽도 가스 가격 하락세가 비슷하다. 유럽 시장에서 천연가스 거래 기준으로 통용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3월물의 메가와트 당 가격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5.7% 내린 49.047유로를 기록했다.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50유로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300유로를 웃돌았던 가격과 비교하면 80% 이상 낮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 연료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 미국에서 카타르로의 액화천연가스(LNG) 유입세가 가격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의 천연가스 저장량 수준이 높다는 점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유럽의 가스 가격은 30유로에서 60유로 범위에 있을 것”이라며 “2023~2024년 겨울에도 공급 위기가 걱정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가격 하락세가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석탄 발전소보다 가스 발전소의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스테판 울리히 블룸버그NEF 애널리스트는 “가스 가격이 연료 전환 범위로 떨어지면서 효율이 나쁜 석탄 발전소보다는 효율이 좋은 가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게 더 수익성이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난방뿐 아니라 발전 분야에서도 가스가 쓰이게 되면 지금처럼 가격 하락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인도, 중국에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가스 가격에 상승 압박을 주고 있다. 16일 스티브 힐 쉘 에너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점점 제한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중국이 강력한 경제 성장을 보인다면 명백히 가격이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쉘은 유럽의 LNG 수요량이 2018년 5000만톤에서 2030년 1억4000만톤 수준으로 3배 가까이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LNG 공급을 흡수하면 유럽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파티 바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장도 “전염병으로 인한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중국 경제의 생산량이 약간만 늘더라도 중국이 (올해) 추가 가스 생산분의 80%를 삼킬 것”이라며 “다음 겨울엔 LNG 수입 터미널이 충분하더라도 유럽이 수입할 가스가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