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달대행 플랫폼 메쉬코리아의 매각을 둘러싸고, 전현직 경영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미 600억원이나 지원하며 인수를 추진하던 hy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 내용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메쉬코리아 창업자 유 전 대표가 hy 사옥 앞에서 시위를 열었다고요?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오늘 오전 서울 강남구 hy 본사 앞에 유정범 전 의장과 부릉 라이더, 지점장 20여명이 몰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날치기식 이사회 의결로 메쉬코리아를 hy에 헐값에 넘기려 한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그러면서 "유 전 대표를 복권하고 인수를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정범 / 메쉬코리아 전 대표 : 저희 회사는 입찰 비딩 방식을 통해 적대 인수를 방지하고, 회사를 복원시켜 제대로 가치평가 받는 회생 ARS를 신청한 것이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던 이사들을 설득해 hy가 인수를 시도한 거고..]

[앵커]

hy로의 인수를 철회하라, 또 이사회 자체가 위법했다고 주장하는 건데, 메쉬코리아측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메쉬코리아는 유 전 의장 주장에 대해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사회가 현장 공증인 입회하에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됐기 때문인데요.

메쉬코리아는 당시 이사회에서 유 전 대표를 해임하고 공동 창업자였던 김형설 대표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y를 선정하는 안건도 의결했습니다.

메쉬코리아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hy로부터 긴급자금 600억원을 지원받아 지난달 30일 OK캐피탈, 기술보증보험 등 주요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했습니다.

유 전 의장은 대출상환이나 대표이사 등기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는데요. 메쉬코리아는 이런 절차들도 예정대로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전현직 대표 간 법적인 갈등이 지속되면 아무래도 인수 절차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잖아요?

[기자]

유 전 대표는 자신의 해임과 hy 투자를 결정했던 긴급이사회의 절차적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수 있어서, 업계에선 인수가 당초 계획보다 꼬일수 있다는 분석이 없지 않습니다.

실제 당초 이번주 9일로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도 23일로 지연됐거든요.

이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회에서 의결한 안건에 대해 승인 받고, 남은 인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메쉬코리아는 임시 주총이 연기에 대해 "임시 주총 제반 사항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수 차질 가능성을 일축하긴 했습니다.

[앵커]

전현직 대표간의 갈등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건데, 메쉬코리아면 현대차나 네이버 등 대기업들이 투자하면서 한 때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던 곳 이잖아요.

어쩌다 이 지경에 몰렸습니까?

[기자]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메쉬코리아는 배송 분야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 후보로 꼽혀왔습니다.

현대차나 네이버 등 대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총 투자금 액수만 1700억 원을 넘겼고, 매출액도 매년 두 배 가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륜차와 새벽 배송, 식자재 유통 등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자금난이 불거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OK캐피탈로부터 360억 원을 대출을 받았는데, 이 마저도 제 때 갚지 못할 지경이 되자 결국 법정관리 문턱까지 가게 된 겁니다.

자금난에 전현직 대표는 서로 자금유치를 시도했는데, 현 대표측에서 hy를 구원투수로 먼저 영입하면서 우선 위기는 모면하게 됐습니다.

[앵커]

hy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앞서 투자했던 곳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겁니까?

[기자]

법정관리는 피했기 때문에 투자금을 완전히 잃게 될 위기는 넘겼습니다.

주요 주주를 좀 보면 GS리테일(508억 원), 네이버(240억 원), 현대차(225억 원) 등이 거의 1천억원 가까이 투자를 했는데요.

OK캐피탈이 원래 하려했던 P플랜 회생절차는 채무자가 채권자들과 사전 협의를 통해 신규 투자나 지분, 자산매각을 통해 채무를 변제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만약 오케이캐피탈이 P플랜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였다면 지분이나 자산 매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투자자들은 원금을 보장받기 조차 힘들어지는 셈이죠.

하지만 현직 경영진 선택한 ARS는 기업회생절차를 잠시 유보하고, 채무자가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제도기 때문에 손해를 덜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국내 내로라할 기업들이 투자했다가 재미를 못 본 기업에 hy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셈이네요.



어떤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네 아시다시피 hy는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냉장·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프레시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는데, 현재 활동하는 프레시 매니저들이 전국에 1만 1천명 가량이 됩니다.

상당히 많은 숫자지만 이들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지역이 여전히 있거든요. 이 공백 지역을 메쉬코리아가 보유한 부릉 배달기사들로 메꾸겠다는 겁니다.

특히 hy는 자사몰 프레딧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hy는 자사몰을 키우기 위해 충남 논산에 물류센터를 새로 짓고 있는데, 이게 오는 6월께 완공이 됩니다.

hy는 이번 메쉬코리아 인수로 유통 물류망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
메쉬코리아 경영권 분쟁에…hy, 인수 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