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미국 증시가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바닥을 찍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시적인 반등과 급락은 약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인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시장과 여기에 달려드는 투자자의 모습을 “짐승의 본능”이라고 표현했다.

급등락은 약세장 신호

미국 증시는 최근 투자자들의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는 행보를 이어갔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 지난 13일과 14일 미 증시의 ‘롤러코스터’ 같은 움직임에 시장은 당황했다. 13일엔 9월 CPI가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악재가 터졌지만 다우지수(2.83%), S&P500지수(2.6%), 나스닥지수(2.23%) 등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14일에는 뒤늦게 9월 CPI 악재를 반영한 듯 급락했다. 14일 나스닥지수는 3.08% 하락 마감했고 다우지수는 1.34%, S&P500지수는 2.27% 떨어졌다.
멀미 나는 美증시…"전형적 약세장 신호"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13~14일 장세가 약세장을 알리는 전형적인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는 고전적인 약세장 랠리처럼 보인다”며 “폭락한 시장이 일시적으로 더 크게 반등했을 때 투자자들이 매도를 재개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직후 등 최악의 상황에서 잠시 큰 상승폭을 보이는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 변동폭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찰스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 최고투자전략가는 현재 시장에 ‘짐승의 본능(nature of beast)’이 만연해 있다며 “단기 투자 자금이 더 많아지면서 갑자기 장중 180도 방향 전환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가 더 내려가나

월가에서는 아직도 저점이 멀었다는 의견이 다수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증시가 20~3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현금을 확보해 저가 매수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주식의 궁극적인 바닥이 언제 어디에서 끝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최근과 같은 움직임은 고점보다 저점에 가까워졌을 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몰려 있는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한다. IBM과 프록터앤드갬블(P&G), 스냅 등 주요 관심주도 이번주 실적을 공개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