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해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통하는 구리 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리 등 금속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며 포스코, 현대제철, 고려아연 등 철강·비철업체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5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구리 현물 가격은 4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7642달러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32달러(1.7%) 내렸다. 지난 3월 7일 t당 1만73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구리 현물 가격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5개월 새 28.7%나 빠졌다. 아연과 알루미늄도 최근 석 달 새 각각 13.2%, 18.9% 떨어졌다. 철광석도 19.33%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원자재 시장의 ‘큰손’인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와 관련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수요도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국내 철강·비철금속 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올해 3분기 포스코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6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