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우월적 지위 이용해 고통 주는 입사 갑질"
퍼시스 "결격사유 찾는 거 아니고 참고자료로 활용"
퍼시스는 지난 1일 서울 본사에서 2차 면접을 진행하면서 고교 생활기록부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놓고 면접에 참여한 일부 취업 준비생들은 과도한 개인정보의 요구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고, 전문가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제보자 A씨는 23일 "학교 생활기록부는 출결, 성적, 내밀한 행동 특성 등 개인의 주요한 사생활 정보가 포함됐다.
문건 제출 시 회사가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외부로 유출할 위험 역시 생긴다"고 지적했다.
고교 생활기록부는 초·중등교육법 제25조에 따르면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 평가해 학생 지도와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퍼시스의 입사 면접에서 고교 생활기록부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는 것은 목적과 다르게 문서 제출을 강제함으로써 헌법상 국민의 권리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인터넷에는 A씨처럼 퍼시스의 고교 생활기록부 제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들이 쉽게 눈에 띈다.
퍼시스 면접을 보았던 한 블로거는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그냥 형식적인 거려니 했는데 면접에서 고교 시절 얘기를 했다.
고교 때 개인적인 이유로 2년을 휴학한 오래전 얘기를 들먹였다.
'끈기가 없는 사람이었네' '여기 쓰여 있는 이거는 뭐예요' 등의 질문을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의 아주 내밀한 어떤 정보가 들어가 있는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면접자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박 운영위원은 "지금은 입사할 때 가족 관계를 물어보는 것도 다 없어졌다.
그런데 생활기록부를 내라고 하는 것은 정도를 넘어선 심각한 수준의 정보 요구로 볼 수 있다.
생활기록부는 과거 한 시점에 교사의 판단이지 한 인간에 대한 온전한 판단 자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면접에 생활기록부 내용을 물어봐서 창피함을 느끼게 하는 행위는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
채용절차법을 개정해 이런 무리한 자료 요구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시스는 이어 "생기부는 주소나 주민번호 등의 개인 정보를 가림 처리해서 받고 있다.
개인 정보 동의는 사전에 지원자들에게 모두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퍼시스는 그러나 오래전부터 진행해온 생활기록부 면접이 언제부터 시작된 제도인지 정확한 시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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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