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작가 김초엽의 단편 ‘관내분실’은 사망자의 뇌 정보를 ‘마인드’라는 데이터 모음으로 보관한다는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마인드는 뇌가 처리하는 정보들(신경세포들의 시냅스로 구성된 지도)을 저장해 우리가 생전에 맺었던 관계들과 다른 사람의 뇌에 남기는 흔적들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기억한다. 근사하면서도 미래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얘기다.

면역학 강의에서 뜬금없이 소설 속 ‘마인드’라는 정보의 기억을 언급한 건, 바로 후천성 면역반응의 특징인 기억 반응에 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기억을 저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나중에 그 기억을 다시 불러오기 위함을 전제로 할 것이다. 행복한 기억들만 저장된다면 좋겠지만 나쁜 기억의 저장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