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술, 조직, 시스템 혁신을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 원년'을 선포한 디케이의 광주 본사 전경. 디케이 제공
올해 기술, 조직, 시스템 혁신을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 원년'을 선포한 디케이의 광주 본사 전경. 디케이 제공
광주광역시에 있는 생활가전 전문기업 디케이(회장 김보곤·사진)가 올해를 ‘글로벌 기업 도약’ 원년으로 선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산업 시장이 급변하는 흐름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기술·조직·시스템 혁신으로 글로벌 경영체제를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보곤 디케이 회장은 24일 “저비용 고효율 체제로 전환해 동종 업계에서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새로 진출한 완제품 사업에서 수요 창출이 가능한 히트 상품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기청정살균기로 글로벌 진출 발판

생활 및 에어가전 분야에서 제조 경쟁력을 갖춘 디케이는 지난해 출시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공기청정살균기 판매에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디케이의 공기청정살균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종바이러스융합사업단의 연구사업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항균·항바이러스 공조필터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됐다.

항균·항바이러스 필터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다양한 세균과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H3N2) 코로나바이러스 등 유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종류에 상관없이 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케이 관계자는 “각종 공조장치에 사용되는 기존 필터는 공기 중 유해물질을 걸러낸 뒤 필터에 고농도 감염원을 축적하고 있어 가동 중이나 필터 교체 시 유해물질이 재배출될 위험이 있다”며 “디케이의 항균·항바이러스 필터는 광촉매를 핵심 소재로 제조돼 감염원과 유해물질이 필터 통과 시 강력한 산화력을 갖는 광촉매 활성 물질에 의해 분해·제거된다”고 말했다.

디케이는 항균·항바이러스 필터를 공조장치에 장착해 병원과 학교 교실 등의 공간에서 공기 중 유해 미생물 저감 성능을 입증하는 실증 시험을 거쳤다. 그 결과 실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상시 방역 환경 구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디케이는 항균·항바이러스 필터를 적용한 스탠드·벽걸이형 등 3종의 공기청정살균기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실효적 기술로 판단해 방역 현장에도 보급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로 시장 확대

디케이는 스마트 에어가전에 집중 투자하는 생활가전 부품 및 정밀금형 개발 전문기업이다. 1993년 설립된 뒤 프레스 금형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면서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품 생산 공급 분야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한 디케이는 고유 브랜드를 개발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2012년 디에떼라는 자체 브랜드 제습기를 내놔 생활가전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뒤 공기청정기(2015년)와 레인지후드(2017년)를 잇달아 출시했다. 2018년에는 자외선(UV) 살균 방식 공기청정 기능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더한 ‘미니에어 DK’로 가전 틈새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디케이는 제품 개발과 생산 및 사후서비스까지 책임지는 생활가전 전문 제조업체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교육청의 학교 내 공기청정기 보급 사업을 통해 전국 초·중·고교에 벽걸이형 공기청정기 7만여 대를 보급했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싱가포르(2017년), 베트남(2020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제습 기능을 더한 공기청정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디케이는 프레스 금형 제조전문기업 피스템코와 태국 현지에 TDK 해외법인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자회사를 포함해 2120억원이다. 올해 3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